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는 고민 글에 대한 네티즌 의견과 전문가의 조언을 들어보는 [와글와글]. 오늘은 이성친구와의 모임을 이해 못하는 친구로 인해 스트레스받는 주부 A씨의 사연이다.
A씨에게는 결혼 전부터 알고 지내는 혼성 친구 모임이 있다.
여성 4명과 남성 3명으로 구성된 이 모임은 가죽공예 동호회를 통해 친해져 13년째 인연이 계속돼 왔다.
대부분 멤버가 미혼인 가운데 A씨가 출산한 후 외출이 자유롭지 않다 보니 주로 A씨 집에서 모임을 갖게 됐다.
사는 지역도 제각각이라 보통 주말 오후에 만나곤 했는데 처음엔 A씨 남편도 모임에 어울렸지만 '술도 안 마시고 수다만 떨어서 난 별로 재미없다'면서 남편은 이 모임이 있는 날은 따로 약속을 잡아 나가게 됐다는 것.
A씨는 혹시라도 남편이 기분 나쁠 수 있어 단둘이 만나지 않고 혼성으로 여럿이 만날 때만 '남사친(남자 사람 친구, 편한 이성친구를 일컫는 말)' 친구들을 만나곤 했다고 설명했다.
여느 때처럼 주말에 모임을 즐기고 A씨는 주차장에서 친구들을 배웅했다.
동네 사는 아이 친구 엄마가 이 모습을 봤는지 월요일 어린이집 등원길 A씨에게 물었다.
"웬 남자들이랑 인사하던데 누구야?"
"응 모임 친구들이야."
"어머, 남편이 뭐라고 안 해?"
"남편은 따로 친구들 만나러 나갔지."
"그럼 남편도 없는 집에 남자친구를 불렀단 얘기야?"
"여자 친구들도 있었는데 뭐 어때. 남편도 다 아는 친구들이야."
"애인도 아니고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남녀 섞였다고 해도 좀 그렇다."
이날 이후 자신을 바라보는 동네 엄마들의 시선이 뭔가 좀 달라진 걸 느꼈다는 A씨.
인사를 잘 나누던 엄마들도 마지못해 인사받는 것 같고 자기들끼리 뭉쳐 수군수군 거린다는 것.
A씨는 "친구 엄마한테 뭐라 물어봐야 할지도 모르겠고 기분 나쁜 소문 내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 내가 남사친이 있는게 그렇게 잘못한 일이냐"고 토로했다.
네티즌들은 "남편이 허락했고 남사친이 안 불편해한다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어느 쪽이라도 불편하면 그렇게 오래 친구 관계가 유지됐겠나", "그 동네 엄마 주변에는 치근덕대는 남자밖에 없었나 보다", "나쁘게 소문내는 그 엄마가 이상한 것이다. 평소에 자격지심 느낀 것 같다", "자기는 그런 모임 없어서 부럽고 질투 나나 봄", "내 경우라면 배우자의 혼성 모임 썩 기분 좋진 않겠지만, 어차피 남의 집 일이고 그 남편도 이해하는 건데 굳이 왈가왈부할 필요 없지 않나", "그 아줌마는 자기들 남편을 못 믿나 보네", "오죽하면 남편이 맘 편히 친구 만나러 나갈까", "남편이 자리를 피하는 건 이제 그런 모임 되도록 하지 말라는 사인 아닌가" 등의 다양한 의견을 남겼다.
이인철 이혼전문 변호사는 "요즘 '남사친', '여사친' 이라는 새로운 용어가 생길 정도로 많이 회자되고 있다"면서 "단순히 모임에서 건전하게 만남을 갖는 것이 모두 부정행위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친구 사이가 도를 지나쳐 이혼을 청구하거나 위자료를 청구하려면 적어도 스킨십이나 부적절한 관계를 입증하는 증거가 있어야 한다"면서 "오히려 지나친 의심은 상대방을 힘들게 하고 본인도 힘들 수 있다. 부부나 인간관계 모두에는 신뢰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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