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돈 공포'에 측정기 주문 폭주…20일만에 일년치 동나

입력 2018-05-21 14:01   수정 2018-05-21 14:01

지난해 판매량 1000대, 3주 만에 '완판'
상담 문의 1시간에 10통…측정기 중고 거래↑




대진침대 매트리스에서 1급 발암물질인 '라돈'이 검출됐다는 소식에 라돈 측정기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

21일 국산 가정용 라돈 측정기를 판매하는 베터라이프에 따르면 지난 3일 '라돈 침대' 최초 보도 이후 현재까지 1000대 이상의 라돈 측정기가 판매됐다. '라돈 공포'에 3주도 안되는 기간 판매량이 지난해 연간 수준을 단숨에 넘어섰다.

밀려드는 주문량에 라돈 측정기 배송은 결제 후 2주나 소요될 정도로 지연되고 있다. 해당 제품의 온라인 판매 가격은 20만원대. 회사 차원에서 대여 중인 라돈 측정기 50대는 모두 동났고, 이마저도 대기 기간이 1주나 돼 불편을 겪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베터라이프 관계자는 "오늘도 출근 직후 1시간에 10통꼴로 문의전화가 이어지고 있다"며 "원자력안전위원회 1차 발표 이후 다소 주춤했으나, 2차 조사결과 발표 이후 판매량이 다시 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는 2차 조사 결과 대진침대 매트리스가 방사선 피폭선량이 허용 기준치를 최대 9.3배 초과했다고 밝혔다. 1차 조사 대상이었던 기존 속커버에 스펀지까지 추가됐다. 흉부 엑스(X)선 촬영을 100번할 때의 피폭선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원안위는 라돈과 토론(라돈의 동위원소)을 내뿜는 원료인 모나자이트를 수입한 업체가 대진침대를 포함해 66곳에 납품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어디에 유통했는지는 알 수 없어 생활 속 '라돈'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라돈 측정기 '품귀 현상'에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중고 대여 등으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들도 있다. 20만원에 라돈 측정기를 구매하겠다는 게시글을 비롯해 "사례하겠다", "대여하실 분" 등 라돈 측정기를 구하는 글들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라돈 피해 보상에 대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대진침대 라돈 피해자들이 모여 개설한 인터넷 카페는 현재 10개 가까이 신설됐다. '대진침대 라돈 사건 집단 소송' 카페에는 21일 오후 1시 기준 1만3000명 이상 가입돼 있다. 현재 2000여명에 가까운 이들이 소송 의사를 밝힌 상태다.

대진침대 환불 상담 문의도 급증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대진 침대와 관련된 소비자 문의만 지난주 2000건을 돌파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대진 침대 환불 가능 여부와 안전성 문의, 수거 방법에 대한 문의가 가장 많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와 한국YMCA전국연맹 등 11개 회원단체는 서울 광화문 원자력안전위원회관 앞에서 '대진 라돈 침대'로 인한 피해보상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현재 200건의 건강피해사례가 접수됐으며 주로 폐·천식 호흡기· 갑상선·난임·산부인과 질환 및 암 관련한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며 "실질적인 환불 및 피해보상 등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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