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연예인들로 불똥 튀어
수지 SNS 글에 악플 공격도
[ 임락근 기자 ] 홍익대 남자 누드모델 사진 유출 사건에 이어 유튜버 양예원 씨의 성폭력 경험 폭로가 터지면서 성대결 양상으로 비화되고 있다. 남성을 적으로 보는 듯한 강성 주장이 세를 불리고, 이는 페미니즘에 대한 냉소 확산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
21일 가수 겸 배우인 수지(사진)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 올린 글에 응원 댓글과 악플이 1만6000여 개나 달렸다. 전쟁을 하듯 거친 말의 대결이 벌어졌다. 수지가 양씨의 성폭력 가해업체로 지목된 스튜디오를 처벌해달라는 청와대 청원에 동의하고 응원하는 글을 올린 게 발단이었다. ‘네티즌 수사대’가 해당 스튜디오 정보를 털어 온라인과 전화 문자 등으로 융단폭격을 가했다.
하지만 해당 스튜디오는 양씨의 폭로와는 무관한 곳으로 밝혀졌다. 해당 스튜디오 측은 “스튜디오 위치와 신상정보 등이 확산돼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그러자 상황이 반전돼 무고한 업체를 폐업 위기로 몰았다며 수지에게 악플 공격이 가해졌다. 여성혐오적 내용의 인신공격도 이어졌다. 청와대 게시판에는 수지 사형 청원 글까지 게시됐다.
다른 여성 연예인들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아이돌 가수 소유와 설현이 성폭력 범죄 수사에 경찰이 소극적이라는 글에 ‘좋아요’를 눌렀다가 악플에 시달렸다. 이들의 SNS에서도 옹호와 비난의 목소리가 뒤엉키며 댓글 전쟁이 벌어졌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일련의 사건들은 약자인 여성에 대한 전형적인 공격”이라고 진단했다.
페미니즘에 대한 사회 일각의 냉소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홍익대 사건의 경우 피의자를 잡고 보니 여성이었고, 사법적 판단에 따라 구속된 것인데도 ‘여성이라 당했다’며 ‘남혐’을 부추기는 일방적 페미니즘에 대한 우려다. 이택광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페미니즘은 혐오에 대한 반대이며, 성희롱과 혐오는 페미니즘이 아니다”고 말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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