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악 앙상블이 빚어내는 소리는 청명하다. 비 온 뒤 미세먼지가 사라진 남산 타워를 바라보는 기분이랄까. 체코 작곡가인 안토닌 드보르자크(1841~1904)의 이름을 서유럽에 알린 출세작 ‘현을 위한 세레나데’(1875)도 그렇다.
세레나데라면 창가에서 부르는 연가가 아닐까 싶지만 기악곡에서는 실내악단 규모의 비교적 적은 수의 연주자를 위한, 형식에 구애를 덜 받는 다악장 관현악곡을 가리킨다. 드보르자크의 세레나데는 전체 다섯 악장으로 구성돼 있는데, 모든 악장이 매혹적인 선율과 풍성한 화성의 화사함으로 가득하다. 첫 악장도 기품 있는 동경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지만, 더 유명한 곡은 두 번째 악장 ‘왈츠’다. 전형적인 빈 왈츠에 비하면 춤곡의 분위기가 다소 약하지만 애수 어린 멜로디가 가슴에 뭉클하게 와닿는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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