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태웅 기자 ] 치열해진 부동산 온·오프라인 연계(O2O)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업체 간 광고 경쟁이 뜨겁다. 직방·다방으로 대표되는 부동산 앱(응용프로그램)은 유명 연예인을 내세운 마케팅 전략으로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광고 대전의 포문을 연 곳은 직방이다. 직방은 2014년 첫 광고모델로 코미디언 김지민 씨를 선정한 뒤 그해 12월 배우 주원으로 교체하며 본격적인 스타 마케팅에 나섰다. 2015년엔 배우 송승헌과 이희준을, 2016년엔 가수 설현과 배우 서강준을 기용했다. 올 2월엔 인기 드라마 ‘도깨비’에 출연한 배우 이동욱을 선정했다. 4년 동안 총 7명의 광고모델을 활용했다.
다방 운영사인 스테이션3는 한 모델만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방은 2015년 말부터 가수 혜리만 광고모델로 썼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로 큰 인기를 얻은 혜리를 기용하면서 다방은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광고 4개월 만에 실사용자 수가 두 배 이상 늘었다. 업계에서는 3년 가까이 혜리를 모델로 쓰다 보니 ‘혜리 이미지가 곧 다방 브랜드’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후발 주자들도 광고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출시한 상업용 부동산 전문 플랫폼 ‘네모’는 아예 초기부터 스타 마케팅에 집중했다. 네모는 지난해 8월 가수 헬로비너스를 모델로 기용하며 텔레비전과 택시·지하철 광고에 총 12억원을 투자했다.
헬로비너스를 내세운 광고는 유튜브 조회수 160만 건을 돌파하며 인기를 모았다. 네모 운영사인 슈가힐 관계자는 “부동산 앱 출시 초기에는 공인중개사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며 “광고를 통해 매출이 11배 늘었다”고 말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만든 부동산 중개 서비스 ‘한방’ 역시 스타 마케팅에 나섰다. 2016년 배우 이시영을 모델로 기용하면서 광고에 17억원의 예산을 들였다. 지난 1월에는 20~30대를 겨냥해 만든 새로운 텔레비전 광고에 25억원을 투입했다.
지나친 광고 경쟁이 업계에 독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직방은 지난해 설현을 모델로 쓰면서 공인중개사 사이에서 “비싼 모델 비용을 공인중개사로부터 걷어간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방은 광고비를 놓고 분쟁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공인중개사협회가 광고 예산을 회비 인상을 통해 조달하겠다고 밝히면서 회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한 공인중개사는 “한방의 이용률이 낮은데도 협회가 거액의 광고비를 쓰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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