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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경 문화부 기자) “한반도처럼 콜롬비아도 내전을 겪었죠. 남과 북의 화합도 콜롬비아처럼 문화와 예술을 통해 실현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라미로 오소리오 폰세카 콜롬비아 전 문화부 장관이자 훌리오 마리오 산토도밍고 아트센터(마요르극장) 이사장(67·사진)이 24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했습니다. 폰세카 전 장관은 “콜롬비아도 50여년이 넘는 내전 후 2016년 평화협정을 맺었다”며 “이후 함께 화합하는 과정이 얼마나 어려운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한반도 상황에 관심이 많고 양국 모두 예술로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중남미 문화·예술사의 산 증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1991~1993년 콜롬비아에 문화부가 생기기 이전 문화국장으로 재직했습니다. 1997년 문화부가 신설된 후 1년여간 초대 장관을 지냈죠. 중남미 최대 연극제인 이베로 아메리카 국제연극제를 만든 주역이기도 합니다. 2010년부턴 우리나라의 예술의전당처럼 국가 예산을 받아 운영되는 마요르극장의 극장장으로 활동하고 있죠.
그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주최로 지난 23일 열린 ‘2018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27일까지)에 참여하기 위해 내한했는데요. 이 행사에서도 인종, 종교, 신념 등을 넘어서 문화로 하나가 될 수 있는 방안 등에 대해 기조 연설을 했습니다. “콜롬비아에서 장관으로 있을 당시 ‘콜롬비아 크리에이트’란 정책을 폈는데요. 각자의 갈등도 깊고 도로 등 인프라도 잘 개발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각 지역별 예술가들을 발굴하고 서로 교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했습니다. 이런 예술 정책들이 서서히 효과를 내면서 서로를 대화로 이끌어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통일 전후 한반도에서도 적용되면 아주 좋을 것 같습니다.”
그는 한국의 발레 등 공연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심청’ 등을 마요르극장에 초청하기도 했죠. “한국 공연은 전통과 현대를 잘 융합해내 놀랍습니다. 많은 창조력을 요구하는 신기술도 접목해내서 중남미 사람들의 관심이 매우 높습니다.”
극장장으로 일하며 시민들과 저소득층을 위한 활동을 더욱 늘리고 싶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보고타 시민들이 더 열려있고 창조적인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프로그램을 개발할 겁니다. 저소득층 아이들을 초청해 문화공연을 즐기게 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는데 특별한 행복을 느꼈죠. 앞으로도 이런 역할들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끝)/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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