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사우디 왕세자… 속타는 韓원전업계

입력 2018-05-25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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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살만, 4주째 안보여
일각선 사망설 제기도

최소 120억弗 원전 사업
무기한 지연될 가능성



[ 조재길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실세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사진)가 갑자기 모습을 감추면서 국내 원전업계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사우디의 원자력발전소 예비사업자 발표가 기약없이 늦춰지고 있어서다.

25일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빈살만 왕세자는 약 한 달 전인 지난달 28일 이후 공개 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취임 후 처음 사우디를 방문했을 때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전까지만 해도 국영통신사인 SPA를 통해 매일 사진이 공개된 터여서 “신변에 이상이 생긴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란의 한 대중 매체가 “내부 쿠데타가 발생해 왕세자가 사망했다”고 보도했으나 사우디 왕실에선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전력기술 등 국내 원자력업계는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사우디에서 사업비가 최소 120억달러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의 수주를 추진하고 있어서다.

당초 사우디는 지난달 1.4GW 규모의 원전 2기를 짓기 위한 예비사업자를 두세 곳 선정하려 했으나 ‘내부 사정’에 따라 미뤄왔다. 이번 원전 수주 경쟁에 뛰어든 곳은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러시아 프랑스 등 5개국이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탈원전 기조 때문에 원전 관련 회사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며 “사우디 수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전했다.

빈살만 왕세자의 사망이 사실로 확인되면 사업자 선정이 훨씬 뒤로 밀릴 수 있다는 게 원전 관계자들의 우려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원전 발주의 핵심 역할을 해온 왕세자가 없다면 사업 추진 동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며 “사업 자체가 상당히 지연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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