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가 대형 OLED 생산 땐
패널시장 잠식될까 우려
내달 승인나면 1년 뒤 본격 가동
[ 노경목 기자 ]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공장에 대한 중국 정부의 승인이 5개월째 미뤄지고 있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견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5일 전자업계 관계자는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 LG디스플레이 공장 승인 거부를 요구하고 있다”며 “광저우 OLED 공장이 가동에 들어가면 중국 내 프리미엄 시장이 잠식당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은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크기를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BOE가 올초부터 10.5세대 LCD 양산을 시작했으며 CSOT는 내년부터 11세대 LCD를 생산한다. 패널 크기를 키워 좀 더 싼 가격에 65인치 이상 대형 TV 패널을 공급해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가 광저우 OLED 공장을 가동하면 시장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게 된다. LG디스플레이는 스카이워스와 하이센스 등 중국 TV 제조회사에 OLED패널을 공급하고 있지만 생산량 부족으로 원하는 만큼 물량을 대지 못하고 있다. OLED 패널의 화질 우위는 이미 증명된 만큼 내년 하반기부터 광저우 공장이 가동되면 중국 내 프리미엄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은 뾰족한 대응책이 없다. 스마트폰용 OLED는 BOE와 톈마 등이 생산하고 있지만 TV용 OLED 생산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최근 CSOT가 TV용 OLED 패널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지만 관련 기술 미비로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미 10세대 이상 LCD 공장에 10조원에 가까운 돈을 투자한 가운데 중국 내 TV 시장이 OLED 중심으로 재편되면 막대한 손실을 떠안을 우려가 크다.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는 다음달 광저우 공장에 대한 승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7조4000억원의 투자비 중 30%를 산하 공기업을 통해 출자한 광저우시가 공장 건설에 의지를 보이고 있어서다. 중장기적으로 OLED 생산기술을 확보해야 하는 중국 정부로서도 LG디스플레이 공장 건설 자체를 취소시킬 수는 없다. LG디스플레이는 이미 해당 공장 건물 공사를 하고 있다. 다음달 안에만 승인이 나면 내년 하반기 OLED 양산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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