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北회담 불씨 살린 트럼프… "예정대로 열릴 수도"

입력 2018-05-26 00:21   수정 2018-06-24 01:19

北 "언제든 대화" 담화에
트럼프 "아주 좋은 뉴스
북한과 논의 계속 진행 중"



[ 정인설/조미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 취소를 결정한 지 23시간여 만에 “오는 6월12일 예정된 싱가포르 회담이 열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 현지 언론들이 25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한이 “미국과 언제든 대화할 수 있다”며 한발 물러선 데 대한 반응이다.

앞서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싱가포르 회담 전격 취소 결정과 관련해 “조선반도(한반도)와 인류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모든 것을 다하려는 우리의 목표와 의지에는 변함이 없으며 우리는 항상 대범하고 열린 마음으로 미국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북한이 꼬리를 내린 듯한 담화문을 내놓자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화답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북한으로부터 따뜻하고 생산적인 담화를 들은 것은 매우 좋은 소식”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이것(북한 담화)이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번영과 평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곧 알게 될 것이다. 오직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글을 올린 직후 기자들과 만나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자. 북한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정했던 대로) 다음달 12일이 될 수도 있다”며 “우리는 그렇게 되길 원한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취소를 통보한 지 하루 만에 “예정대로 열릴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놓음에 따라 한반도 정세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으로 빠져들어가는 양상이다. 외교 전문가들은 “일방적인 취소 통보를 통해 기선을 잡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본격 수싸움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화적인 태도에도 불구하고 미 정부가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정부의 한 관계자는 다음주 초 수십 개의 새로운 제재 부과를 고려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정인설/조미현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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