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마더' '무법 변호사' '검법남녀'… 침체된 드라마 시장에 반전 꾀한다

입력 2018-05-27 17:13   수정 2018-05-28 05:14

독특한 스토리와 설정, 개성있는 캐릭터로 승부


[ 김희경 기자 ]
시청률 참패로 정체기를 겪고 있던 드라마 시장에 새로운 활기가 돌고 있다. ‘시크릿 마더’ ‘무법 변호사’ ‘검법남녀’ 등 신선한 콘셉트의 장르물이 잇따라 호평받고 있다.

올 상반기 드라마 시장엔 ‘위대한 유혹자’ ‘시를 잊은 그대에게’ 등 시청률 1% 작품이 속출했다. 채널 수가 많아지며 드라마 공급은 20%가량 늘어났다. 그만큼 대중의 피로도가 커지고 눈높이도 올라가 시선을 사로잡기 쉽지 않았다. 시청률은 물론 화제가 되는 작품도 드물었다.

그러나 최근 나온 SBS의 ‘시크릿 마더’, tvN의 ‘무법 변호사’, MBC의 ‘검법남녀’는 출발이 좋다. 이 작품들은 지나치게 무겁다는 기존 장르물의 한계를 독특한 스토리와 설정으로 극복하며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에서 선전하고 있다. 시청률은 6~7%대로 시작했으며, CJ E&M과 닐슨코리아가 공동개발한 콘텐츠파워지수(CPI)에서도 쟁쟁한 예능 프로그램들과 10위권 안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12일 시작된 ‘시크릿 마더’는 주말극이지만 기존 가족 중심의 작품과 다르다. ‘입시 보모’라는 파격적이면서도 신선한 소재다. 아들 교육에 ‘올인’한 강남 열혈 엄마(송윤아 분)와 이 집에 들어온 의문의 입시 보모(김소연 분) 사이의 미스터리한 진실 게임을 다루고 있다. 연출은 ‘원티드’ ‘이혼 변호사는 연애중’ 등을 선보인 박용순 PD, 극본은 신예 황예진 작가가 맡았다. SBS 측은 “한국 교육열의 실상을 드러내고 엄마들에게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법 변호사’는 시작 전부터 큰 화제가 됐다. 2007년 한국형 누아르 드라마의 시초로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개와 늑대의 시간’의 김진민 PD와 배우 이준기가 재회했기 때문이다. 이준기는 법과 주먹을 겸비한 조폭 출신 변호사 봉상필 역을 맡았다. 그는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아간 살인 사건에 대한 복수를 시작한다. 상대는 조폭 출신 기업인 안오주(최민수 분), 가면을 쓴 판사 차문숙(이혜영 분)이다. 박진감 넘치는 무법 액션과 법정 싸움에 독특한 웃음 코드까지 곁들여져 있다. 대본은 영화 ‘공조’ ‘변호인’ 등을 쓴 윤현호 작가가 썼다. 그의 영화적 감각, 법정물에서의 강점이 잘 살아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14일 첫 방영된 월화드라마 ‘검법남녀’는 시청률 정체를 겪어온 MBC 드라마의 숨통을 터주고 있다. 연출은 ‘군주’ 등을 선보인 노도철 PD, 극본은 민지은, 원영실 작가가 맡았다. 실력은 자타 공인 최고이지만 괴짜인 법의관 백범(정재영 분)과 금수저 출신 초임 검사 은솔(정유미 분)의 공조 수사를 다룬다. 두 사람의 안정적인 조화는 물론 반전이 거듭되면서 긴장도가 극중 내내 유지되고 있다.

MBC 측은 “수사물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캐릭터들의 힘이 빛난다”며 “앞으로 주연 5인방의 공조가 본격 이뤄지면 캐릭터들이 더욱 돋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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