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中 에너지기업 보증債 부도…국내시장에도 ‘날벼락’

입력 2018-05-28 17:07   수정 2018-05-29 09:33

CERCG, 역외 자회사 원리금 지급보증 이행 실패
관련 ABCP 1600억 국내 발행



≪이 기사는 05월28일(16:4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중국 대형 에너지기업인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의 자회사가 채권 원리금 상환에 실패하면서 국내 채권시장에까지 피해가 확산될 전망이다.

CERCG는 28일 역외 자회사인 CERCG오버시즈캐피털이 발행하고 자사가 지급보증한 3억5000만달러 규모 달러표시 채권 원리금을 갚지 못했다고 홍콩 거래소에 공시했다. 이 채권의 만기일은 지난 11일이었고, 회사 측은 상환유예기간(grace period)인 이달 25일까지 갚겠다고 앞서 밝혔으나 결국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이번 원리금 지급 실패는 국내에서 발행한 1645억원 규모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의 상환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앞서 국내 증권사 두 곳은 CERCG의 또 다른 자회사인 CERCG캐피털이 발행한 1억5000만달러 규모 사모 달러채를 사들인 뒤 이를 기초자산으로 지난 8일 ABCP를 발행해 판매했다. 해당 달러채 만기는 오는 11월8일이다. 문제가 발생한 상품과 발행자는 다르지만 CERCG의 지급보증 의무이행 실패에 따른 동반부도(cross default)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회사 측은 이번 원리금 상환 실패 배경을 ‘자금조달의 어려움 심화(tightening in credit conditions)’ 때문이라며 ‘일부 채권의 이자지급 중단과 자산매각, 채무재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통신에 따르면 CERCG의 역외 채무증권 잔액은 18억달러에 달한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발행 수일 만에 발생한 신용 사건 탓에 ABCP를 사들인 기관투자가들의 충격이 큰 상황”이라며 “해당 상품의 가격과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피해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관심을 끌기 시작한 중국 회사채 관련 상품 판매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고 전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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