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장관들은 비판을 위한 비판이나 막연한 비관편향을 내놓은 게 아니다. 직접 국가경제를 운영해 본 경험에서 우러난 직감적인 위기의식을 드러낸 것이다. “이대로 가면 올해 말이나 내년에 경제적으로 아주 어려운 상황에 부닥칠 가능성이 있다”(이헌재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는 경고를 모두 함께 귀담아 들어야 할 때다.
문제는 해법이 잘 안 보인다는 점이다. 경제부진 원인이 산업경쟁력 약화, 고령화 등 구조적 난제에다 신3고(금리, 유가 및 원화가치 상승)와 정책리스크가 겹쳐 복합적인 탓이다. 따라서 “정책 집행을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 자체가 성장지속이 어려운 상황”(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이다. 결국 고통스럽더라도 경제의 고비용·저효율에 대한 구조개혁이 급선무다. 전직 장관 10명 중 9명이 대증요법(소득주도 성장)에서 탈피할 것을 주문한 이유다. 아울러 “3% 성장에 연연하기보다는 경제·산업정책이 21세기 산업구조에 맞는지 따져봐야 한다”(전윤철 전 부총리)는 충고도 절실하다.
마침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경제 정책의 전반적인 점검을 지시했다.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못하면 어떤 결과를 빚는지 누구보다 잘 아는 선배 장관들의 고언을 정부 경제팀은 경청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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