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中 에너지기업 회사채 부도, 국내 '불똥'

입력 2018-05-28 18:55   수정 2018-05-29 09:42

국내 기관도 1.5억弗 규모 매입
채권시장 피해 확산될 듯



[ 이태호 기자 ] ▶마켓인사이트 5월28일 오후 4시55분

중국 대형 에너지기업인 차이나에너지리저브&케미컬그룹(CERCG)의 자회사가 채권 원리금 상환에 실패하면서 국내 채권 시장으로도 피해가 확산될 전망이다.

CERCG는 28일 역외 자회사인 CERCG오버시즈캐피털이 발행하고 자사가 지급보증한 3억5000만달러 규모의 달러표시 채권 원리금을 갚지 못했다고 홍콩 거래소에 공시했다.

이 채권의 원래 만기일은 지난 11일이었다. 회사 측은 상환유예 기간인 25일까지 갚겠다고 했지만 결국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회사 측은 원리금 상환 실패 배경을 “자금 조달의 어려움 심화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부 채권의 이자 지급을 중단하고 자산 매각과 채무 재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는 국내에서 발행한 1645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도 상환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앞서 국내 증권사 두 곳은 CERCG의 또 다른 자회사 CERCG캐피털이 발행한 1억5000만달러 규모 사모 달러채를 사들인 뒤 이를 기초자산으로 8일 ABCP를 발행해 판매했다. 해당 달러채 만기는 오는 11월8일이다. 문제가 발생한 상품과 발행자는 다르지만 CERCG의 지급보증 의무이행 실패에 따른 동반 부도로 이어질지 모른다고 증권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발행 수일 만에 발생한 신용 사건 탓에 CERCG캐피털 ABCP를 사들인 기관투자가의 충격이 큰 상황”이라며 “해당 상품의 가격과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피해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관심을 끌기 시작한 중국 회사채 관련 상품 판매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고 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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