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앞두고 당권 경쟁 논란
[ 박동휘 기자 ] 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사진)은 당내 12인의 중진(4선 이상) 의원 중 ‘반홍(反洪)’ 색채가 가장 뚜렷한 인물이다. 지방선거를 두 달 앞둔 지난달 13일 홍준표 한국당 대표와 중진 모임 간 화해의 자리가 마련됐을 때도 정 의원만 불참했다. 이번엔 아예 ‘홍준표 체제’에 정면 도전장을 냈다.
정 의원은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홍 대표에게 “백의종군의 자세로 헌신하라”고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정 의원은 “우리 당은 경제·사회 질서를 수호할 유일한 수권세력임에도 자가당착에 빠진 모습과 정국 오판으로 국민으로부터 외면받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을 ‘편향된 이념세력’으로 규정하고 “(저들에게) 지방권력까지 송두리째 넘겨줄 위기”라고 진단했다.
정 의원은 “보수 재건의 기반마저 붕괴되는 최악의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감을 수많은 당원 및 지지자들과 공유하고 있다”며 “우리 당 후보들이 (홍 대표의) 지원유세를 기피하는 것은 극도로 악화된 민심의 반영임을 알아야 한다”며 홍 대표의 결단을 요구했다.
선거를 앞두고 홍 대표에게 당 대표직을 내려놓으라고 요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당내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자중지란’을 일으킨다는 비판과 함께 선거 이후 당권을 둘러싼 ‘춘추전국시대’의 개막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홍 대표는 대한노인회 원주시지회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그 사람은 충북에서 유일하게 자기 지역의 도의원도 공천을 못 한 만큼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며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고 일축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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