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얼리도 디자인보다 메시지가 중요하다"

입력 2018-05-31 17:56   수정 2018-06-01 11:30

스웨덴 주얼리 브랜드 '에바 아틀링' 한국 진출

스웨덴 출신 만능 엔터테이너

아시아 첫 매장 가로수길에
'내 세상을 흔들어라' 등
주얼리에 다양한 글귀 넣어

"나를 표현하는 제품 만들 것"



[ 문혜정 기자 ]
‘Fuck off(꺼져)’, ‘Rock my world(내 세상을 흔들어라)’, ‘Take no shit(그런 말은 듣지 말고 무시해)’.

스웨덴 주얼리 브랜드 에바 아틀링이 판매하는 반지 목걸이에 새겨진 문구다. 스웨덴 모델 겸 가수인 에바 아틀링은 1996년 자신의 이름을 브랜드로 주얼리사업을 시작했다. ‘생각을 담은 아름다움(Bueaty with a Thought)’이 브랜드 콘셉트다. 그는 유럽 미국 등에 이어 아시아 첫 진출 국가로 한국을 택했다. 1일 문을 여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매장에서 그를 만났다. 아틀링은 “주얼리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는 메시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작곡할 때 노래에 메시지를 담은 것처럼 액세서리에 메시지를 담아내고 있다는 얘기였다.

◆‘꺼져’ ‘나의 세상을 흔들어봐’

올해로 22년간 반지와 목걸이, 귀걸이 등 각종 주얼리를 직접 제작·판매하고 있는 아틀링은 1970년대 이탈리아 밀라노와 프랑스 파리 등 유럽에서 모델로 활동했다. 1981년에는 ‘X모델즈’라는 5인조 밴드를 결성해 가수로 활동했다. 그가 작곡한 ‘Two of us’는 스웨덴에서 히트곡이 됐다. H&M, 리바이스의 패션디자이너, TV 진행자 등을 거쳐 1996년 주얼리사업에 뛰어들었다. 보석세공학교를 마치고 제작한 목걸이(‘호모 사피언스’)는 미국 가수 마돈나가 착용하며 유명해졌다. 그때 아틀링과 마돈나는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

아틀링은 주얼리사업을 하는 이유에 대해 “힘든 삶을 살고 있거나 어려운 경험을 한 여성들이 에바아틀링 제품을 착용하면서 마음의 위안과 희망을 얻는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보석 디자이너가 아니라 일종의 ‘심리치료사’가 되고 싶다”는 얘기였다. 제품에 대한 그의 철학을 묻자 “스칸디나비아 제품은 스타일은 단순하면서도 스토리텔링이 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시아에서 한국을 선택한 이유도 설명했다. 그는 “누가 먼저 한국에 진출하자고 얘기하지 않았다. 내가 한국을 선택하고 함께할 파트너를 찾았다”고 했다. K뷰티의 매력 때문에 한국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스웨덴에서 한국산 마스크팩 등이 유행하는 것을 보고 한국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모델, 가수, 디자이너로 ‘변신’

아틀링은 스웨덴과 노르웨이, 핀란드 등 스칸디나비아 지역은 물론이고 이탈리아 프랑스 미국 등에서는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그룹 아바를 친구로 둘 정도다. 12년간의 패션 모델 생활에 대해 “40여 명이 사진작가와 인터뷰를 하면 단 한 명만이 일을 잡는 치열한 경쟁 환경에서 어느 순간 모델이란 직업에 대한 열정을 잃었다”며 “열두 살 때 학교에서 처음 주얼리를 만들던 원래의 나로 돌아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주얼리와 향수, 선글라스 등을 판매한다. 은과 금, 다이아몬드, 다양한 보석류로 제작한 주얼리 제품은 10만~5000만원까지 가격대가 다양하다.

아틀링은 스웨덴과 홍콩 등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한국의 뷰티·패션 시장이 앞서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그런 유행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가로수길에 매장을 열었다. 매장은 제품을 전시하면서 동시에 커피와 와인을 마실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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