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서부발전, ‘이탈리아 쇼크’ 뚫고 해외채권 발행 성공

입력 2018-06-0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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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달러 모집에 165개 기관이 23억달러어치 주문
이탈리아 유로존 탈퇴 우려로 채권시장 냉각 불구 ‘흥행’
미·북 정상회담 움직임에 북한리스크 줄자 안전성 부각



≪이 기사는 06월01일(09:5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3억달러(약 3200억원)어치 해외 채권 발행에 나선 한국서부발전이 모집금액의 8배에 가까운 투자수요를 확보했다. 유로존 탈퇴우려로 이탈리아 채권금리가 급등하는 등 글로벌 채권시장이 출렁거린 가운데서도 미·북 정상회담 움직임에 ‘북한 리스크’가 줄어들 것이란 기대에 힘입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내는데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서부발전이 5년 만기 달러화 채권 3억달러어치를 발행하기 위해 전날 벌인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아시아 및 유럽 기관투자가 165곳이 23억달러(약 2조4800억원)의 매수주문을 냈다. 매수주문의 83%는 아시아, 나머지 17%는 유럽 및 중동 기관이 낸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 BNP파리바, HSBC가 발행 주관을 맡았다.

‘이탈리아 쇼크’로 글로벌 채권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었음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성공했다. 이탈리아의 유로존 탈퇴 우려로 이탈리아 국채 10년 만기 금리가 지난달 29일 연 3.18%까지 치솟는 등 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진 상태다. 이 여파로 서부발전이 수요예측을 실시한 31일엔 유로본드 발행이 단 한 건도 없었고, 미국시장에서도 BB&T 한 곳만 달러화채권을 발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미·북 정상회담 움직임에 국내 기업들의 ‘북한 리스크’가 줄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해외 기관들의 투자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서부발전은 공기업인 한국전력의 자회사라는 점에서 신용도가 우량한 곳으로 평가받는다”며 “남북 관계 개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 회사 채권의 안전성이 더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서부발전은 넉넉한 투자수요가 몰린 덕분에 당초 계획보다 채권 발행금리를 낮추는데도 성공했다. 미국 5년 만기 국채 금리보다 1.125%포인트 높은 연 3.821% 수준의 금리로 채권을 직을 전망이다. 이 회사가 수요예측 직전에 투자자들에 제시한 금리는 연 4.096% 수준이었다. 서부발전의 글로벌 신용등급은 한국 국가 신용등급과 같은 ‘AA’(스탠더드앤드푸어스 기준)다. 이 회사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오는 10월 만기 도래 예정인 5억달러(약 5400억원) 규모 글로벌본드를 상환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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