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 치료 필요없는 유전성 당뇨병… 3代째 내려오는 환자면 검사 받아봐야

입력 2018-06-0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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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과 함께하는 건강백세

곽수헌 내분비내과 교수



[ 이지현 기자 ] “당뇨병 환자의 궁극적 목표는 합병증을 막는 것입니다. 환자는 혈당, 혈압, 체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잘 관리하고 담배를 피우지 않는 등 다섯 가지 건강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곽수헌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사진)는 “당뇨병 진단을 받으면 건강을 잘 챙기지 않았다는 자책에 빠지거나 우울함을 느끼는 환자가 많다”며 “자신에게 맞는 치료법을 찾아 관리를 잘 하면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줄기 때문에 치료를 잘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각종 유전체 변이와 당뇨병 간 연관성을 찾는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국인에게만 있는 유전자 변이를 찾는 연구에 참여해 한국인 2.46%가 유방암 난소암 부정맥 고지혈증 등에 유전자 변이를 갖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당뇨병 중에도 유전성 질환이 있다. 당 분해 효소(GCK) 유전자 변이가 있으면 식후 혈당수치는 큰 문제가 없는데 공복혈당만 높아지는 증상을 보인다. 이들은 대부분 1형 당뇨병인 줄 알고 인슐린 주사치료를 한다. 그러나 대개는 당뇨병이 잘 진행되지 않고 합병증도 없어 약을 끊어도 되는 환자다. 곽 교수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일부 환자가 인슐린 치료를 끊었다”며 “당뇨병이 3대에 걸쳐 있고 일반적인 환자와 달리 25~30세 전에 당뇨가 왔다면 유전성 당뇨병은 아닌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당뇨병 치료제는 저혈당 부작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전에는 혈당을 떨어뜨리는 약을 먹으면 저혈당이 생길 위험이 높았다. 이는 당뇨병 합병증 사망률을 높이는 원인이 됐다. 당뇨약을 먹으면 체중이 다소 늘어나는 부작용도 있었다. 최근에는 급격한 저혈당을 막고 체중 증가 부작용이 없는 치료제가 많이 사용된다. 심뇌혈관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추는 치료제도 나왔다. 곽 교수는 “심뇌혈관 질환이 있었거나 고위험군인 환자는 이 같은 약을 쓰면 도움이 된다”며 “같은 당뇨병이라도 환자에 따라 증상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그에 맞춰 치료제와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당뇨병 환자에게 치료제만큼 중요한 것은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다. 곽 교수는 “당뇨병에 절대적으로 나쁜 음식도, 절대적으로 좋은 음식도 없다”며 “여러 영양소가 골고루 있는 균형 잡힌 식단이 중요하다”고 했다. 생선, 나물반찬 등이 포함된 한식 식단은 영양소가 골고루 포함된 좋은 식단이다. 당뇨병 환자 식단을 구성할 때는 혈당을 떨어뜨리고 체중을 줄이는 두 가지 목적을 염두에 둬야 한다. 곽 교수는 매일 500㎉를 덜 먹는 식단을 추천했다. 그는 “평소 먹는 식사의 칼로리를 파악한 뒤 하루 500㎉ 정도를 줄이면 1주일에 3500㎉를 줄일 수 있다”며 “지방 1㎏이 7700㎉인 것을 고려하면 한 달간 2㎏의 지방이 빠지는 셈”이라고 했다. 3개월이면 3~4㎏ 정도를 감량할 수 있다.

운동도 중요하다. 운동은 혈당을 떨어뜨리는 것 외에 체중을 줄이고 심폐 기능을 높이고 근력을 키운다. 곽 교수는 “숨이 찰 정도의 운동을 하루 30분 정도, 1주일에 다섯 번은 해야 한다”며 “운동을 하면서 노래를 부르거나 이야기하는 것이 힘들 정도의 강도로 하는 것이 도움된다”고 했다. 규칙적으로 할 수 있도록 가족이나 아이들과 함께하는 것도 좋다. 그는 “당뇨 환자가 지켜야 할 생활수칙은 건강한 생활을 위한 기본수칙”이라며 “지금부터 생활습관을 바로잡으면 큰 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지녀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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