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뛰다 작년에 국내 복귀
"루키 된 느낌…우승 간절해"
[ 조희찬 기자 ] “‘오늘 왜 이렇게 잘 들어가지’라고 생각했죠.”
김나리(33·메디힐·사진)가 1일 제주 서귀포 롯데 스카이힐 제주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롯데칸타타 여자오픈(총상금 6억원)에서 7개 홀 연속 버디라는 진기록을 세운 뒤 이같이 말했다. 이날 1번홀에서 출발한 그는 10번홀부터 16번홀까지 매 홀 버디를 잡아냈다. 이는 KLPGA 최다 연속 버디 공동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앞서 조윤지(2015년 E1채리티오픈)와 고진영(2017년 제주삼다수마스터스)이 8홀 연속 버디, 박보미(2017년 금호타이어 여자오픈)가 7홀 연속 버디를 적어낸 바 있다. 김나리는 이날 7개 홀 연속 버디를 앞세워 7언더파 65타를 적어내 조정민(24·문영)과 공동 선두로 나섰다.
김나리는 “연속해서 버디를 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17번홀(파3)에서 맞이한 8번째 버디 찬스는 그린에 올라가지 않아 그린 에지에서 퍼팅을 했다”며 “옆으로 흘렀는데 아깝다고 생각하진 않았다”고 전했다.
김나리가 ‘버디쇼’ 상황에서도 떨지 않은 이유는 따로 있다. 그는 올해로 프로 16년 차로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다. 2003년 프로로 전향했고 2006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건너가 쓴맛을 봤다. 그에 따르면 LPGA투어에서 ‘톱10’에 한 번도 들지 못했다. 2009년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로 넘어간 그는 2010년과 2013년 1승씩을 거뒀다. 지난해 한국을 떠난 지 12년 만에 KLPGA투어로 복귀했다.
김나리는 “(지난해 한국에 복귀한 뒤) 루키가 된 느낌”이라며 “예전에는 대회 수도 1년에 10개 정도밖에 되지 않았고 7~8월에는 아예 시합이 없을 정도였는데, 이젠 투어 규모도 커지고 후배 선수들도 모든 면에서 뛰어나다고 생각한다”고 몸을 낮췄다.
김나리는 지난해 말 열린 정규투어 시드순위전에서 61위를 기록했다. 올 시즌 ‘조건부 시드’로 뛰어 모든 대회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김나리에게 필요한 건 우승이다. 김나리는 “2013년 이후로 우승이 없고 올해도 풀 시드가 아니라 (대회에 나설) 기회도 많지 않다”며 “아무래도 우승이 간절하다”고 남은 라운드 선전을 다짐했다.
서귀포=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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