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교민 여성에 '키스 답례' 요구…네티즌 "역겨워"

입력 2018-06-04 11:16   수정 2018-06-04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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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교민행사서 한 여성과 키스를 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4일 현지 매체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3일 오후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자국 교민을 만나는 행사에서 "키스해주면 책을 한 권 선물하겠다"며 "남자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청중 가운데 있는 한 여성을 향해 "키스로 답례해야 한다"면서 "입맞춤할 준비가 돼 있느냐"고 물었다.

두테르테는 이 여성이 연단으로 나오자 팔뚝을 잡고 입술에 키스한 뒤 책 한 권을 선물했다. 이 책은 '필리핀 가톨릭 교회에서의 섹스, 정치, 돈'이라는 부제가 붙은 '비밀의 제단'이었다.

두테르테는 마지막으로 참석자들에게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려고 한 수법일 뿐"이라며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장면이 현지 TV를 통해 중계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두테르테를 비난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트위터에 "두테르테 대통령이 한국에서 한 필리핀 여성의 입술에 키스했다"면서 "이날 본 것 중에 가장 역겨웠다"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은 "여기서 명백하게 잘못된 모든 것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한국을 공식 방문 중인 두테르테 대통령이 청중 앞에서 그 필리핀 여성과 키스하면서 팔뚝을 잡고 있는 것을 보라"고 한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여성 비하 발언으로 수차례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지난 1월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 비즈니스 포럼 연설에서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조직원을 모집할 때 "순교하면 천국에서 처녀 42명으로 보상받는다고 꼬드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만약 우리나라에 오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도 그걸 유혹으로 던질 수 있다면, 그게 진실이라면, 나는 천국이 아니라 이곳에 그 처녀들을 준비해 두고 싶다"고 말했다.

두테르테는 2016년 대선을 한 달 앞둔 유세에서도 1989년 자신이 시장으로 재직했던 필리핀 남부 다바오에서 발생한 교도소 폭동 사건을 언급하며 "수감자들은 모든 여성을 성폭행했고, 그중에는 호주 선교사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그녀의 얼굴을 봤을 때 나는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녀는 정말 아름다웠고, 나는 시장이 먼저 해야 했다고 생각했다"고 말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았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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