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직 메디젠휴먼케어 대표 “해외시장 집중 공략…올해 첫 흑자전환 전망”

입력 2018-06-04 11:21   수정 2018-06-04 11:58

“러시아·아르메니아·필리핀·중국 정부와 DTC 계약”
대만 몽골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에도 진출





“러시아, 아르메니아, 필리핀 정부와 이달 중순 계약 체결식을 할 예정입니다. 이들 나라에서 정부가 국민 건강검진 등의 목적으로 유전자 검사를 하는데 이 업무를 위탁받기로 했어요. 중국 정부와는 운동선수 육성을 위한 유전자 검사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유전자검사(DTC) 전문업체인 메디젠휴먼케어의 신동직 대표(51)는 해외 진출 계획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그는 “러시아와 아르메니아에서는 5대 암과 5대 중증질환 발병 위험도 검사를 할 예정”이라며 “8월께 해당 국가 국공립병원에서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대표는 “필리핀에서는 5대 암 발병 위험도 검사 시범사업과 마약 중독 위험도 검사를 하기로 했다”며 “마약 관련 검사는 중독 고위험군을 식별해 정부가 집중 계도하도록 하는 내용”이라고 했다.

신 대표는 미국 국립보건원(NIH) 국립인간유전체연구소에서 2001년 박사후과정을 마친 뒤 가톨릭대 의대 교수, 연세대 의대 교수 등을 거쳐 2012년 메디젠휴먼케어를 창업했다. 2013년부터는 고려대 생명공학부 겸임교수도 맡고 있다.

그는 “원래 심혈관질환 연구를 하러 NIH에 갔는데 여기서 동료 연구원이 정신질환을 유전자로 연구하는 것을 보고 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이후 거의 모든 질병이 유전자와 관련 있다는 걸 알게 돼 유전자 연구로 방향을 틀었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는 공공기관인 체육총국과 협력해 국가대표 운동선수의 경기력 향상에 유전자 검사를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운동선수의 유전자를 검사한 뒤 그 사람의 특성에 맞는 운동법을 컨설팅하거나 그 사람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종목을 추천해주는 등의 내용이다. 신 대표는 “지난 4월부터 준비작업을 하고 있으며 오는 9월께 시행할 예정”이라며 “국내에서는 경희대와 건국대의 체대와 함께 같은 내용의 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협력 외에 민간 부문에도 DTC 수출을 활발히 하고 있다. 메디젠휴먼케어가 직접 지사를 설립한 곳도 많다. 이런 방식으로 이미 진출했거나 진출할 예정인 나라는 러시아 필리핀 중국 대만 몽골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이다.

신 대표는 “필리핀에서 병원을 40개 운영하는 기업과 계약을 맺고 이들 병원에서 메디젠휴먼케어의 250가지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며 “중국에서는 칭다오와 난징에서 현지 기업과 합작회사를 세우기로 하고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신 대표는 “해외진출에 힘입어 창업 이후 처음으로 올해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 DTC 시장의 성장 전망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신 대표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BIS리서치와 리서치앤드마켓은 전세계 DTC 시장 규모가 2015년 3600억원에서 2022년 2조6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한국은 규제 때문에 시장 규모가 10억원에 머물러 있는데 규제를 풀면 금방 1000억~20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 대표의 사무실에는 그가 직접 ‘파부침주(破釜沈舟)’라고 쓴 붓글씨 액자가 걸려 있다. “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돌아갈 때 타고 갈 배를 가라앉힌다”는 뜻이다. 어떤 일에 죽을 각오로 임하겠다는 결의를 보여주는 말이다.

신 대표는 “해외 수출이 아직 안 되고 국내 매출도 미미했던 2015년에 회사 운영이 너무 어려워 다른 사업에도 손 대볼까 잠깐 고민했던 적이 있다”며 “결국 다각화를 포기하고 유전체분석 기반 헬스케어 사업으로 정면돌파하자고 결심하고 쓴 글귀”라고 설명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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