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건물 붕괴'에 뭇매 맞는 박원순 서울시장 재건축 정책

입력 2018-06-04 13:27   수정 2018-06-04 14:20

김문수·안철수 “용산 상가 건물 붕괴, 재개발 정책이 원인"
김문수 "투기지역이라고 안전진단 지연시켰다"
안철수 "오래된 건물에 벽화 그려넣는다고 재생사업 아냐"
박원순 "수차례 신고했는데 구청에서 보고 안돼"





서울 용산의 4층짜리 상가 건물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는 현 서울시장인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서울시 재건축 정책이 원인을 제공했다고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김문수 후보는 3일 건물 붕괴 현장인 서울 용산구 한강로 2가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가 투기지역이란 이유로 노후주택·재개발·재건축 지역에 대한 안전진단을 자꾸 지연시켜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며 "박 후보는 반드시 사고 현장에 와서 상황을 본 뒤 재발방지, 피해자 보상 대책 등을 발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서도 "박원순 후보가 서울시장으로서 꼼꼼이 재개발 지역을 살펴보고 평상시 대책을 마련했다면 이런일이 일어났을까?"라며 "정말 참담한 심정이다. 붕괴건물 식당여주인에 말에 의하면 여러 차례 민원을 넣었는데도 해결이 안됐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붕괴현장을 찾은 안철수 후보 또한 "노후된 건물들이 많은데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이런 사고가 난 것 같다"며 "서울에서 건물이 이렇게 통째로 무너진 게 1995년에 삼풍백화점 사고 이래 처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 캠프의 최단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번 사고의 근본적 원인 중 하나는 박 후보의 도시재생사업이다. 당장 무너질 위험이 있는 건축물 벽에 해바라기 벽화를 그려 넣는다고 낙후된 마을이 되살아나는 게 아니다"라면서 "정부와 서울시는 투기를 잡는다고 주민 안전을 무시하는 위험한 발상을 당장 거둬야 한다"고 비판했다.

박 후보는 사고 현장을 찾은 자리에서 "주민들의 말씀을 종합해보면 주변 건물에 금이 가거나 지반이 침하하는 현상이 있어서 지난달부터 구청에 신고를 했는데, 구청은 보고가 제대로 안 된 상태다"라며 "오늘 큰 인명사고로 이어지지 않아 다행이지만 얼마든지 위험 요소는 있었던거고, 구청이 보고를 못 받았다는 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가 언급한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건은 그날 오후 5시 57분 서울 서초동 소재 삼풍백화점이 부실공사 등의 원인으로 갑자기 붕괴돼 1000여명 이상의 사상자들이 발생시킨 대형 인재였다.

삼풍백화점은 불과 20초 만에 지상 5층부터 지하 4층까지 무너져 내렸고 백화점 안에 있던 1천 500여 명의 고객과 종업원은 그대로 건물 잔해에 깔려 목숨을 잃거나 중상을 입었다.

붕괴원인은 무단증축과 주요 기둥 제거에 있었다. 물건을 더 많이 진열할 생각에 주요 기둥들을 제거했고 나머지 기둥도 굵기를 25%나 줄였기에 불법 증축으로 늘어난 하중을 이기지 못한 것이다.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는 설계, 시공, 유지관리의 부실에 따른 예고된 참사여서 안타까움을 더했다.

인명피해는 사망 501명, 실종 6명, 부상 937명이었다. 한국전쟁 이후 가장 큰 인명 피해를 낳은 셈이다.

한편 서울시는 용산구 노후건물 붕괴사고의 후속 조치로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정비구역에 대한 정밀 안전검검을 실시하기로 했고 이에 앞서 용산구와 함께 이번 사고에 대한 원인 분석과 후속 조치에 전 행정력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붕괴된 용산 상가 건물은 1966년 지어진 4층 규모 건물로 1·2층은 음식점, 3·4층은 주거공간이었다. 2006년 지정된 도시환경정비구역 내 위치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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