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원까지 발행금액 늘릴지 검토
연 4% 이자 주는 AA+등급 채권으로 평가
≪이 기사는 06월04일(17:24)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첫 후순위채 발행에 나선 신한생명보험이 투자수요 확보에 성공했다. 정기적으로 연 4%대 이자를 주는 우량채권이란 평가에 힘입어 투자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냈다는 분석이다. 이번 후순위채 발행으로 현재 170%대인 지급여력(RBC)비율을 190% 이상으로 높일 전망이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신한생명이 10년 만기 후순위채 1500억원어치를 발행하기 위해 이날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수요예측(사전 청약)을 벌인 결과 2260억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왔다. 이 채권엔 발행한 지 5년 후부터 신한생명이 조기상환할 수 있는 조건이 붙어있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채권 발행실무를 맡았다.
이번 후순위채를 비교적 금리가 높은 우량채권으로 본 여러 기관들이 투자에 나섰다. 목표 수익률이 높은 공제회를 비롯해 몇몇 증권사 소매판매(리테일)부서가 매수주문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신한생명은 수요예측에 앞서 기관들에 후순위채를 연 3.6~4.1% 금리로 발행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AA+’ 신용도치고는 높은 수준이다. 같은 만기의 AA+등급 회사채 평균금리는 연 3.28%(1일 기준)다.
후순위채는 만기가 5년 이상 남았을 때 발행금액의 100%를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는 채권이다. 만기가 5년 미만으로 줄면 매년 자본으로 인정되는 금액이 20%씩 줄어든다. 발행기업이 파산했을 때 투자자가 원리금을 돌려받는 순위가 뒤로 밀리기 때문에 일반 회사채보다 신용등급이 낮고 금리가 높은 게 일반적이다.
신한생명은 넉넉한 수요가 모이자 후순위채 발행규모를 최대 2000억원까지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발행금리는 10년 만기 국고채보다 약 1.3%포인트 높은 4.0% 수준에서 결정할 전망이다. 이 회사는 2000억원의 자본이 추가로 쌓이면 지난 1분기 말 174.27%인 이 회사의 지급여력(RBC)비율이 194.31%로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보험 부채를 시가평가해야 하는 새 보험업 회계처리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해 자본 확충에 한창이다. 2021년 IFRS17이 시행되면 보험 부채 증가가 불가피해 미리 자본을 적립해둬야 자산건전성 악화를 막을 수 있어서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에 RBC비율을 150% 이상으로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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