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투자자 돈은 쌈짓돈
P2P 대출 관련 법규 미비
투자금-운영자금 구분 안해
쌈짓돈처럼 써도 못 막아
업체 '사금고' 전락 우려
대출 돌려막기 관행도 '뇌관'
누적대출액 내세워 투자모집
부실률 과소평가 '착시'
60명 직원이 7개 영역 대출
전문성 떨어져 부실심사 원인
[ 김순신 기자 ] 핀테크(금융기술)의 하나로 여겨지며 급속히 덩치를 키워 온 개인 간(P2P) 금융이 위기에 처했다. 업체들의 연쇄 부도와 사기 대출 등이 연일 터지면서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고 있어서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P2P업체들의 사기 대출 의혹을 제기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일각에선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던 P2P업체들의 역량이 한계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먹튀’ 잇따라 발생
P2P 투자자들 사이에선 최근 업체 경영진이 투자금을 들고 해외로 도주하는 ‘먹튀’ 공포감이 퍼지고 있다. 오리펀드, 하이원펀딩, 펀듀 등 부동산 P2P업체 대표들의 먹튀가 줄 잇고 있어서다. P2P 투자자 온라인 카페 ‘크사모’의 이도현 대표는 “연이은 대출사기 사건이 터지면서 자신이 투자한 상품 등이 안전한지에 대한 문의가 하루에도 수백 건씩 발생하고 있다”며 “구조적으로 투자금과 운영자금을 구분하고 있지 않은 업체들이 상당수라 먹튀 사고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P2P업체들이 투자금과 운영자금을 분리하지 않아도 규제할 수단이 없다. 관련 법규가 미비해서다. 업체들이 투자금을 ‘쌈짓돈’으로 쓴다 해도 막을 방법이 없는 셈이다. 금융감독원도 지난달 P2P업계 점검 결과를 발표하면서 “실태를 점검한 75개 P2P업체 가운데 5곳은 관계사 및 대주주 등에 특혜 대출을 했다”며 “건설사들이 업체를 세워 자체 자금을 조달하는 등 P2P업체가 사금고화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한 P2P업체 대표는 “투자금과 운영자금을 은행이나 신탁회사가 관리하는 별도 계좌에 맡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그렇게 하는 P2P업체는 많지 않다”고 전했다.
◆대출 돌려막기로 덩치 키워
P2P업계가 덩치를 키우기 위해 써먹던 대출 돌려막기 관행도 위기의 뇌관으로 꼽힌다. P2P업계는 누적 대출액을 내세워 투자자들을 모아왔다. 한국P2P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업계의 누적 대출액은 2조3292억원인 반면 대출잔액은 1조261억원에 불과하다. 협회는 누적 대출액을 기준으로 부실률을 산정해왔다. 누적 대출액이 늘어나면 부실률이 과소평가되는 구조다.
업체들은 12개월 만기의 장기 대출을 3개월 등 단기로 끊어 집행하며 누적 대출액을 키웠다. 1억원짜리 대출이 4억원 대출로 둔갑하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5월 말부터 잔액 기준으로 부실률을 산정할 것을 지시했다. 금감원은 “장기대출을 단기투자로 돌려막기하는 사례가 다수 있었다”며 “투자와 대출의 만기 불일치가 발생해 투자금이 물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P2P업계 관계자는 “5월 공시부터 P2P 업체들의 부실률이 치솟을 수밖에 없다”며 “투자자 이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인력 부족으로 전문성 결여
P2P업체들은 전통적 신용 대출에서 부동산 부실채권(NPL) 등으로 분야를 넓히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인력이 여전히 위험 요소로 지적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NPL, 개인·법인 신용대출 등 7개 영역을 취급하는 대형 P2P 회사의 직원은 60명가량이다. 금감원은 “P2P업체들은 대출심사에 필요한 적정인력 및 경험 등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심사와 담보평가가 부실해져 부적격 차주에게 투자금이 나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등 1금융권 대출 심사에서 탈락한 차주들을 인력과 전문성이 떨어지는 P2P업체들이 평가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 있었다”며 “덩치를 키우기보다는 업체별로 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급선무”라고 평가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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