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인세율 인하로 경쟁력 높아져… 제조공장 짓는 프로젝트 많다"

입력 2018-06-06 17:45  

결국, 제조업이 희망이다

울리히 슈미츠 KPMG 글로벌로케이션서비스 담당 전무

美·中 통상전쟁 움직임 관련
기업들, 관세 등 변화 주시



[ 김현석 기자 ] “미국에 대한 투자 문의가 계속 늘고 있다. 제조 공장을 새로 짓는 프로젝트가 많다.”

컨설팅회사 KPMG의 울리히 슈미츠 글로벌로케이션서비스(GLES)담당 전무(사진)는 기자와 만나 “다른 나라 기업이 미국에 투자하는 프로젝트를 연간 10~15개 추진하는데 그중 6~8개가 한국 기업의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GLES는 기업이 다른 국가에 투자할 때 입지, 세제 혜택 등을 분석해 최적지를 찾아주는 서비스다. 아마존과 미쉐린, IBM 등이 고객이며 한국에서도 효성 CJ 한화 기아 한국타이어 만도 현대모비스 등이 KPMG 서비스를 활용했다. LG전자가 미국 테네시주(州)에 건립 중인 세탁기 공장도 KPMG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슈미츠 전무는 미국에 대한 해외 투자가 느는 이유로 세 가지를 들었다. 3억 명의 인구를 가진 거대 시장에 진입하려는 게 가장 크다. 글로벌 기업들로선 세계 공급망의 한 축으로 미국을 활용하려는 측면도 강하다. 특히 미국의 호황으로 자동차와 부품, 전기차 배터리, 석유·가스 파이프 등의 수요가 급증해 이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다고 슈미츠 전무는 말했다. 실리콘밸리와 보스턴 등에 연구개발(R&D) 기지를 짓는 곳도 증가하는 추세다. 미국에 있는 인재들을 활용하려는 것이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2012~2015년 2000억달러 수준에서 2015년 4658억달러로 급증해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2016년에도 사상 두 번째인 4571억달러에 달했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제조업에 투자됐다.

슈미츠 전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가 기업들의 투자 결정에 더 큰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법인세율은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이를 35%에서 21%로 크게 내렸다”며 “미국의 경쟁력이 매우 높아졌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또 통상전쟁 움직임과 관련해 “미국의 상황 변화를 지켜보는 기업이 많다”고 했다.

슈미츠 전무는 투자처로서 미국이 다른 강점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산업별로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미국은 장점이 많다”며 “매우 큰 시장이고 선진국 중에서는 노동, 유틸리티, 물류 등에서 비용 경쟁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금융 등 사업서비스 수준은 좋은 대신 비용이 높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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