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권 신한BNP파리바운용 부장 "PER·PBR보다 현금 창출능력이 더 중요"

입력 2018-06-06 18:22  

'1등 펀드'매니저에게 듣는다 (3) 배당주펀드

신한BNPP프레스티지고배당
1년 수익률 12.4% 배당펀드 1위

효성·신세계·한국타이어 등
현금흐름 좋은 종목에 집중

지배구조 개편·배당 증가 추세
배당주 투자 여전히 매력적
하반기엔 식음료株 상승 기대



[ 마지혜 기자 ] 기업 주가를 분석할 때 투자자들은 흔히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주당순자산)을 본다. 유영권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펀드매니저(부장·사진)는 다르다. 회사의 현금창출 능력이 얼마나 좋은지를 가장 우선시한다. 현금흐름은 기업이 투자를 한 단계 끝낸 뒤 실제 돈을 잘 벌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유 부장이 운용하는 ‘신한BNPP프레스티지고배당펀드(1호)’는 최근 1년 동안 12.38%의 수익을 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하는 국내 액티브주식 배당형 펀드 56개(평균 수익률 1.67%) 가운데 1위다.


◆“현금흐름으로 ‘이익의 질’ 봐야”

유 부장은 “기업이 실제 현금을 얼마나 벌고 있는지와 주주에게 얼마나 배당하는지, 향후 배당을 늘릴 가능성이 높은지 등을 주요 기준으로 기업을 선별한다”고 말했다. 프레스티지고배당펀드의 편입 비중 상위 종목은 삼성전자(16.94%)와 SK하이닉스(3%), 한국금융지주(2.58%), 효성(2.42%), LG전자(2.04%), 한국타이어(2.03%) 등이다. 신세계도 1.68% 편입하고 있다.

유 부장은 “현금흐름은 회계 장부상 ‘이익의 규모’만으로는 가늠할 수 없는 ‘이익의 질’을 보여준다”고 했다. 예컨대 조선이나 건설 등 수주 기반 산업은 현금흐름이 좋지 않아도 장부상 이익은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그는 “기업이 영업과 투자 등을 하는 과정에서 실제 들고 나는 돈의 흐름을 보여주는 현금흐름은 기업 활동의 건강함을 판단할 때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기준”이라고 말했다.

효성을 많이 사들인 것도 현금흐름 관점에서다. 투자가 일단락되며 차입금이 줄고 있고, 작년에 이익이 급감한 와중에도 현금창출 능력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효성의 영업이익은 2016년 1조163억원에서 지난해 7708억원으로 24.2% 감소했지만 기업의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창출 규모(EBITDA: 영업이익+감가상각비)는 같은 기간 12.5%만 줄어들었다. 효성은 배당성향(현금배당금/지배주주순이익)이 지난해 기준 51.09%인 고배당주이기도 하다. 유 부장은 “효성의 배당성향은 2015년 23.63%에서 2016년 36.52%, 지난해 51.09%로 꾸준히 높아졌다”며 “대주주가 회사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신세계와 한국타이어 등도 현금흐름이 좋은 대표적인 종목이다. 배당이 늘어 배당수익으로 펀드에 기여하거나 배당이 늘지 않더라도 양호한 현금흐름이 시장에서 인정받아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하반기에는 음식료株 주목”

배당주 펀드는 조정장 또는 횡보장일 때 안정적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대안으로 각광받는다. 하지만 최근엔 금리가 상승하고 있어 배당주 투자의 매력이 높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유 부장은 “지배구조 개편, 기관투자가들의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등으로 기업들이 배당을 늘리고 있어 금리 상승을 감안해도 배당주는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했다.

그는 또 “과거엔 통신이나 유틸리티 등 이익은 안정적이지만 큰 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운 업종에 국한됐던 배당주의 범주가 최근엔 성장 업종으로도 확장되고 있다”며 “담을 게 많아지는 만큼 배당주 투자의 기회가 넓어졌다”고 말했다. 제일기획이 배당성향을 60%까지 높이며 배당주 영역으로 들어온 것을 대표적 예로 꼽았다.

유 부장이 하반기 주목하는 업종은 식음료다. 그는 “올해를 이끌 테마 중 하나는 물가 상승”이라며 “물가 상승 추세에 맞춰 업체들이 가격을 올리면 실적이 의미있게 상승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 부담 등이 식음료주를 누르고 있지만 기업들이 지난 2~3년간 힘든 시기를 보내면서 생산과 경영 등을 상당 부분 효율화했다”며 “그간 주가가 많이 떨어져 가격 매력이 높은 종목 중 실적 개선 가능성이 큰 기업들을 가려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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