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승계 후폭풍… "내년엔 LG 배지 달 수 있을까?"

입력 2018-06-07 18:19  

요즘 LG에선…

LG그룹 구본준 부회장
계열사·사업부 분리 기정사실화
"설마 내가 다니는 곳이?" 불안

분리 유력한 계열사 짚어보니…
디스플레이·상사·전자 CEO 거쳐
전장사업부만 떼내 독립할 수도
'LG화학 분리설' 등 소문 무성
6월 주총 이후 윤곽 나올 듯



[ 노경목 기자 ] “LG그룹 배지를 계속 달 수 있을까?”

요즘 LG그룹 계열사 직원들 사이에서 가장 빈번하게 오르내리는 질문이다. 다니는 회사가 통째로 LG그룹에서 분리돼 나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깔려 있다.

구본무 회장 별세 사흘 전 LG그룹은 구광모 LG전자 상무의 경영권 승계를 공식화했다. 구 회장 동생인 구본준 LG그룹 부회장 향후 행보와 관련해서는 “물러난 오너 경영자 형제들이 그랬듯 그룹 경영을 맡지 않고 새로운 길을 개척할 것”이라고 밝혔다.

LG그룹 임직원들 관심은 구 부회장이 앞으로 선택할 ‘새로운 길’에 쏠린다. 일부 계열사나 사업부를 LG그룹에서 분리시켜 나갈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거의 없다. 어떤 계열사를 얼마나 많이 갖고 독립할지가 관심사다.

구 부회장이 과거 최고경영자(CEO)로 몸담았던 계열사들이 1차 관심 대상이다. 1999년부터 7년간 대표를 맡은 LG디스플레이와 4년 가까이 몸담았던 LG상사가 대표적이다. 2010년 구원투수로 투입돼 실적 반전을 이끈 LG전자도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구 부회장이 다른 계열사로 가서도 이 회사 출신을 중용하는 등 애정이 많은 계열사로 알려져 있다. LG상사는 지난해 11월 오너 일가의 지분 전체를 (주)LG가 인수하기 전까지 최대주주였다.

LG전자는 그룹을 상징하는 계열사인 만큼 전체를 들고 나가기는 힘들다. VC사업본부(전장사업 담당) 등 일부 사업을 분리시킬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에는 LG화학을 원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돈다. LG의 주요 계열사 대부분이 소문에 오르내리고 있는 것이다. LG그룹은 그동안 세대 교체 등을 겪으며 GS그룹, LS그룹, LIG그룹, LF 등 다양한 계열사와 사업으로 분리됐다.

직원들 반응은 다양하다. “4대 그룹이 아니라 작은 회사에 다니게 되면 자부심에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말부터 “어떤 계열사와 함께 독립하느냐에 따라 오히려 안정적인 회사 생활을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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