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 肝 기증한 효자들… 간이식전문 의료인 됐다

입력 2018-06-07 18:53  

서울아산병원서 함께 일하는 최진욱 의사·형민혁 간호사


[ 이지현 기자 ] 2006년 1월3일 서울 고덕동 한영고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최진욱 서울아산병원 임상강사(31·왼쪽)는 간경화로 고생하던 아버지에게 간의 일부를 기증하기 위해 수술대에 올랐다. 고3 수험생활을 앞둔 시기였다. 하지만 오랜 투병생활로 힘들어한 아버지를 지켜보며 “의사가 되겠다”는 꿈을 꾸던 그는 자신의 간으로 아버지를 살릴 수 있다는 생각에 선뜻 수술을 결정했다. 8년 뒤인 2014년 1월29일 또 다른 학생이 수술대에 올랐다. 서울대 간호대 1학년이던 형민혁 서울아산병원 간호사(25·오른쪽)다. 그는 간암으로 고생하던 아버지에게 간을 기증했다.

최 강사는 울산대 의대를 졸업한 뒤 아버지를 수술한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교수의 제자가 됐다. 형 간호사는 서울아산병원에서 아버지와 같은 환자들을 돌보는 간호사가 됐다. 서로 모르는 사이였던 두 학생은 각각 의사와 간호사가 돼 아버지가 수술받은 병동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다.

이들이 근무하는 간이식외과 병동은 간암, 말기 간부전 환자가 이식수술을 받고 퇴원할 때까지 머물며 치료받는 곳이다. 최 강사와 형 간호사는 이곳에서 환자와 보호자들의 아픔을 아는 의료진으로 통한다.

아버지에게 간을 기증한 이들은 모두 배에 15㎝ 넘는 흉터가 있다. 수술을 받은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수시로 경험담을 전하며 위로의 인사를 한다.

최 강사는 “간이식을 받은 뒤 회복하고 있는 중환자를 돌보느라 하루 2~3시간씩 쪽잠을 잔다”며 “지난달 아내가 예쁜 딸을 낳았는데 너무 바빠 두 번밖에 보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아버지와 같은 환자들과 공감할 수 있는 것이 오히려 행복이다. 형 간호사는 “아버지의 투병과 간 기증을 경험한 것은 이식 환자들을 공감하며 간호할 수 있게 해주는 특별한 자산”이라며 “환자를 볼 때면 4년 전 간이식 수술을 받았던 아버지 생각에 매 순간 최선을 다하게 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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