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장에서 장애인 만난 문재인 대통령

입력 2018-06-08 14:36   수정 2018-06-08 14:36



(조미현 정치부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8일 제7회 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에 참여했습니다. 사전투표에는 부인 김정숙 여사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조국 민정수석,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등 청와대 참모진도 함께 했습니다.

사전투표는 사는 곳과 관계 없이 어디서든 할 수 있는데요. 문 대통령은 청와대 인근 서울 종로 삼청동 주민센터를 방문했습니다. 주민센터 앞에는 장애인 단체가 시위 중이었습니다. 문 대통령은 투표를 마치고 시위를 하고 있는 김성연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사무국장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김 사무국장은 “사전투표소가 3500곳 정도 설치돼 있는데 엘리베이터가 없는 곳이 600곳이나 됩니다. 장애인이 아예 접근할 수 없는 곳이 600곳입니다. 서울의 경우 (투표소의) 반 정도가 접근할 수 없습니다. 수어통역사 배치도 실제로 300곳 정도에 그칩니다. 공직선거법에 발달장애인에 대한 내용이 전혀 없어서 발달장애인분들이 본인들이 이해할 수 있는 공보물이나 내용들을 전혀 받을 수 없습니다. 투표용지도 지금 글씨로만 돼 있고 얼굴이나 사진이 전혀 들어가 있지 않아 내용을 알고 투표하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렇게 각 장애 유형별로 지금 제공돼야 하는 편의가 제공되지 않다 보니 장애인분들의 투표율이 계속 떨어지고, 정책에 참여하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라고 토로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투표용지의) 칸도 좀 문제가 있나요?”라고 물었습니다. 김 사무국장은 “칸이 너무 작아서 손이 불편한 분들은 칸을 넘겨 무효표가 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김 사무국장의 이야기를 듣고 “무슨 말씀인지 잘 알겠다. 잘 살펴보겠다”며 “실제로 투표권은 있는데 접근이 어려워 사실상 참정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있다는 말씀”이라고 답했습니다.

장애인 단체 관계자는 공보물에 대한 불편도 털어놓았습니다. 한 관계자는 “선거공직법에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QR코드를 음성으로 넣게 돼 있는데, 청각장애인을 위해 수어 QR코드 등을 의무화하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잘 살펴보겠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장애인들의 사진 요청에 흔쾌히 응했습니다. 이들 장애인 단체는 문 대통령에게 직접 불편함을 알리기 위해 새벽 5시30분부터 문 대통령을 기다렸다고 합니다. 세 시간을 기다린 끝에 문 대통령과 만나게 된 것입니다. 이번 만남을 계기로 장애인들의 선거 참여가 더 편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끝) /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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