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한 치료제 없는 골관절염… '인보사'가 대안될까

입력 2018-06-08 17:33  

전예진 기자의 토요약국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마취 없이 주사기로 약물 투입
통증 완화·관절기능 개선



[ 전예진 기자 ] 지난 5일부터 사흘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세계 최대 바이오 전시회 ‘바이오USA’에서 가장 주목받은 국산 신약은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였습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퇴행성 골관절염 치료제인 인보사를 알리기 위해 전시관에 아크릴로 제작한 휠체어를 전시했는데요. 인보사 효능에 대한 소문이 해외까지 퍼졌는지 외국인의 방문이 이어졌습니다.

골관절염은 중기에 접어들수록 마땅한 치료제가 없습니다. 초기에는 소염진통제나 스테로이드, 히알루론산 등의 주사제를 처방받는데요. 단시간에 통증을 줄일 수 있지만 증상이 심해질수록 효과가 떨어지고 연골 소실이 심해집니다. 중등도 이상으로 증상이 악화되면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해야 합니다. 그런데 인공관절은 15년이 지나면 수명이 다해 재수술이 필요하죠. 70대 이전 환자가 재수술 부담과 회복 기간을 고려해 최대한 수술 시기를 미루는 이유입니다.

40~50대에 중등도 골관절염을 앓는 환자 대부분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데요. 인보사는 이런 환자들의 치료 공백을 메워줄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인보사는 상처를 회복하고 면역조절 기능을 하는 대식세포를 활성화시켜 골관절염 악화의 근본 요인인 염증의 악순환 기전을 차단하는 치료제입니다. 1회 투여로 골관절염 진행 속도를 늦추고 2년 동안 골관절염 통증을 완화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관절 기능도 개선해줍니다.

시술 방법은 간단합니다. 절개나 마취 없이 약물을 관절강 내에 주사하면 됩니다. 시술 시간은 30분 내외로 수술 뒤 2시간 정도 휴식을 취하면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습니다. 단점이라면 가격이 비싸다는 겁니다. 개발과 생산이 어려운 유전자 치료제여서 주사 한 번에 500만원이 듭니다. 고가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출시 7개월 만에 시술 건수가 1000건을 넘었습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를 맞은 환자를 3년간 장기 관찰했더니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가 1명에 불과했다고 밝혔는데요. 이 같은 결과는 인보사가 연골 손상을 막고 재생 효과까지 낸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보사가 근본적인 관절염 치료제로 인정받기 위해선 미국 임상에서 연골 재생 효과를 입증해야 합니다. 인보사가 주사 한 번으로 평생 관절을 건강하게 유지시켜주는 마법의 신약이 될지는 임상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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