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변인직에서 사퇴하겠다 밝혀
"서울 사람들이 이혼 한번 하거나 직장을 잃으면 부천 정도로 간다", "인천은 실업률, 가계부채, 자살률 이런 것들이 꼴찌다. 인천이라는 도시 자체가 그렇다"….
방송에 출연해 인천과 경기 부천 지역을 비하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정태옥(57) 자유한국당 대변인이 사퇴의사를 밝혔다. 정 대변인은 9일 "상심이 크셨을 인천시민과 부천시민께 머리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며 "모든 책임을 지고 대변인직을 사퇴함으로써 진정성을 표한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지난 7일 YTN 생방송 뉴스에 패널로 출연해 다가오는 지방선거의 수도권 판세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지역을 비하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후 시청자들의 항의가 거세지면서 결국 대변인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현재 정 대변인의 공식 홈페이지는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이며 비난 여론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그는 2010년 7월부터 2013년 4월까지 인천시 기획관리실장을 지냈다.
정 대변인의 이러한 발언은 방송 패널로 출연한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이 현 인천광역시장인 유정복의 시정을 비판하면서 시작됐다. 정 대변인은 이를 두둔하면서 유 시장의 잘못이 아니라 '인천과 경기 부천 지역이 원래 그렇다'는 식의 태도를 나타냈다. 특히 사회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발언을 이어가면서 파장은 더욱 커졌다.
그는 "유 시장이 들어와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고 지금으로부터 5년 전에도 그랬고 10년 전에도 그랬다. 인천이라는 도시 자체가 그렇다"며 "지방을 떠나야 될 사람들이 인천으로 오기 때문에 실업률, 가계부채, 자살률 이런 것들이 꼴찌다"라고 말했다.
또 "서울에서 살던 사람들이 양천구 목동 같은데 잘 살다가 이혼 한번 하거나 직장을 잃으면 부천 정도로 간다. 부천에 갔다가 또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 중구나 남구나 이런 쪽으로 간다"고 밝혔다.
사회자는 이에 "그 지역에 사시는 분들의 명예가 있으니까 구체적인 지역 언급은 자제해달라"고 당부하기까지 했다.
정 대변인은 전날 "유정복 인천시장이 시정을 잘못 이끌어 인천이 낙후되지 않았다는 점을 설명하다가 의도치 않게 그 내용이 잘못 전달됐다"며 당 대변인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제 20대 국회의원인 정 대변인의 지역구는 대구 북구갑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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