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외무부가 10일 오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 도착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36분(한국시간 3시36분)께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한 이후 40여분 뒤 검은색 고급 리무진 차량을 타고 공항을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유력 매체인 스트레이츠 타임즈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내린 창이공항 VIP 구역은 경찰에 의해 봉쇄됐으며, 잠시 후 김 위원장을 태운 리무진을 포함 20대가 넘는 차량 행렬이 공항을 빠져나갔다.
김정은 위원장은 공항을 빠져나가 오후 3시40여분께 숙소인 세인트 리지스 호텔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인민복을 입고 싱가포르 공항에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위원장은 국제 무대에서 인민복을 즐겨 입는다. 남북정상회담 당시에는 물론 지난 3월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을 만날 때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대북특사를 평양에서 맞을 때 역시 인민복 차림이었다.
인민복은 통상 '사회주의 상징'으로 풀이된다. 세습을 통해 독특한 '북한식 사회주의'를 유지하고 있는 지도자의 의중이 담긴 패션으로 북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숙소에서 휴식을 취한 이후 이날 중 리셴륭 싱가포르 총리를 만날 계획이다. 싱가포르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리 총리가 싱가포르를 방문하는 김 위원장을 면담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이번 싱가포르행은 '첩보비행'을 방불케 했다.
현지 언론과 정부 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평양발 싱가포르행 항공기 3대가 1~2시간 간격을 두고 잇따라 이륙했다. 일류신-76 수송기와 에어차이나에 이어 김 위원장의 전용기인 참매 1호가 순차적으로 평양에서 출발한 것이다.
북한은 항공기 3대를 잇따라 이륙시켜 장거리 비행에 나선 김 위원장의 동선을 감추려고 한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오늘 새벽 평양에서 IL(일류신)-76 수송기 1대가 이륙해 싱가포르를 향해 비행했다"면서 "오전 8시30분께 에어차이나 소속 항공기 1대 그리고 1시간가량 뒤에 김정은 위원장 전용기 '참매' 1호가 순차적으로 평양 순안공항을 이륙했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1시께 참매 1호는 베이징을 지나 서남방향으로 운항했고, 앞서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 소속 보잉 747 기종의 중국 고위급 전용기인 CA122편이 1~2시간 전 평양 공항에서 싱가포르를 향해 출발했다.
김 위원장은 에어차이나 소속 보잉 747 기종에 탑승했던 것으로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이 항공기는 중국 고위급 전용기로 이용되는데 북한이 이번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임차했을 것으로 관측됐었다.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기 참매 1호는 예비용 항공기로 동원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