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어디로 가나
트럼프, 귀국길 전용기서
문 대통령과 20분간 통화
[ 손성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열린 미·북 정상회담에 대해 “지구상 마지막 냉전을 해체한 세계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대독한 메시지에서 “역사적인 북·미 회담의 성공을 뜨거운 마음으로 축하하고 환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센토사 합의는 미국과 남북한이 함께 거둔 위대한 승리이고, 평화를 염원하는 세계인의 진보”라며 “누구도 해내지 못한 위업을 이뤄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한다”고 치하했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도 세계를 향해 과감히 첫발 내디딘 역사적 순간의 주역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5월26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김 위원장을 다시 만났을 때, 그리고 어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조심스레 회담 성공을 예감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70년에 이르는 분단과 적대의 시간은 눈앞의 사실조차 믿기 어렵게 하는 짙은 그림자였다”며 “낡고 익숙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롭고 과감한 변화를 선택해준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용기와 결단에 높은 찬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 성과를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목표로 연결하기 위해 더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겠다는 의지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합의를 바탕으로 우리는 전쟁과 갈등의 어두운 시간은 뒤로하고 평화의 새 역사를 쓸 것”이라며 “그 길에 북한과 동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시작이고, 앞으로 숱한 어려움이 있겠지만 다시 되돌아가지 않을 것이며 이 담대한 여정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가 정착되고, 공존과 번영의 새 시대가 열릴 수 있도록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8시20분부터 40분까지 20분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다. 싱가포르에서 미·북 정상회담 후 귀국길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서 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북 정상회담 결과를 문 대통령에게 설명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사일 엔진 실험장을 폐기하기로 약속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뭔가 하고자 하는 굳은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미·북 회담에서 합의한 미군 유해발굴 사업과 관련, 남·북·미가 함께 공동으로 추진하는 것을 북한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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