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견 이모저모
단독 회담 시간의 두 배
비핵화 언급하며 오바마 비난
"회견 마지막 질문은
한국 기자에게 받고 싶다"
[ 김채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 미·북 정상회담을 마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떠난 뒤 혼자 1시간5분간 기자회견을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단독 회담(38분)의 두 배에 가까운 시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오후 6시15분(한국시간)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10여 분간 모두발언을 한 뒤 1시간 넘게 각국 기자들의 질문을 받은 뒤 7시20분께 끝났다. 미 CBS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회견은 작년 2월26일의 1시간17분짜리 회견 이후 두 번째로 길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많은 기자의 질문을 받았지만 한국 기자에겐 질문 기회를 두 번만 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지막 질문은 한국 기자에게 받고 싶다”며 한국 기자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합의를 언급하면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난했다. 한 기자가 ‘북한과의 비핵화 합의가 전임 대통령들이 한 합의와 어떤 차이가 있느냐’고 묻자 “전임 정부에서는 핵무기가 우선순위가 아니었나 보다. 우선순위였어도 못했을 것”이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오바마 전 대통령을 겨냥해 “10년 전이었으면 (비핵화가) 더 쉬웠을 것”이라며 “오바마 전 대통령을 탓하는 게 아니라 25년 전에 이뤄졌어야 한다. 나는 어려운 상황에서 이런 일을 하게 됐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국 무역적자 문제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보호무역주의와 관세장벽을 배격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G7에서 많은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교역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는 지도자에게 문제가 있었다”고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캐나다와의 무역에서 적자를 보고 있다”며 “좀 더 공정하고 균형있게 교역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논란이 되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대치하는 듯한 G7 정상회의 현장 사진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이 사진은 최종 공동성명문을 기다리는 모습”이라며 “서로 관련 없는 내용을 이야기하고 있었고 매우 친근한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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