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경북지사
여론조사 때부터 엎치락 뒤치락
선거 들어가자 전통 지지층 집결
권영진 재선…이철우 지사 당선
"TK 민심, 보수에 회초리 든 것"
[ 김우섭/오경묵 기자 ] 대구시장은 이번 6·13 지방선거 주요 접전지로 주목받았다. ‘보수 아성’인 대구가 이번처럼 주목받기는 처음이다. 너끈한 승리를 예상했던 권영진 자유한국당 후보는 물론 임대윤 더불어민주당 후보도 예상 밖의 박빙 승부 분위기에 화들짝 놀랐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가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인다는 결과가 잇따르면서 전국적 관심 지역으로 떠올랐다. 여야 지도부도 뒤늦게 빈번하게 대구를 찾았다.
하지만 정작 투표에 들어가자 보수층이 결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 당선자는 여론조사 때보다 훨씬 큰 폭의 격차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그렇지만 전통의 보수 텃밭인 TK(대구 경북)에서 민주당과의 지지율 격차가 한 자릿수로 좁혀진 것은 민심이 보수와 한국당에 보낸 일종의 ‘경고장’이라고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
◆한 자릿수로 줄어든 대구 민심
14일 오전 1시 현재 권 당선자는 53.8%의 득표율을 기록하고 있다. 임 후보(39.8%)보다 14%포인트 앞선 1위다.
1주일 전인 지난 6일 발표된 대구시장 방송 3사 공동 여론조사에선 권 당선자(28.3%)와 임 후보(26.4%)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 범위 내로 좁혀졌었다. 대구는 지난 대선에서 홍준표 한국당 대표(45.3%)가 문재인 대통령(21.7%)에게 20%포인트 이상 앞선 지역이다. 지방선거 초반 여론조사에서도 20%포인트 이상 권 당선자가 여유롭게 앞섰다. 하지만 남북한과 미·북의 해빙 무드에 문 대통령 지지율이 급등하면서 임 후보 지지율도 뛰었다.
그러나 실제 선거에 들어가자 보수층이 결집하는 모습을 보였다. 권 당선자는 대구 지역 8개 투표구에서 모두 승리했다. 그는 당선이 유력해진 뒤 한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이 높은 데다 남북과 미·북 정상회담이 선거 이슈를 덮어 쉽지 않은 선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보수 민심이 한국당에 기회를 줬지만 우리는 오만했고 분열했다”며 “대구 민심이 우리에게 심각한 회초리를 든 것이라고 생각하겠다”고 했다.
◆경북지사, 野 여유 있게 앞서
권 당선자는 지난 6회 지방선거에 이어 대구시장 재선에 성공했다. 경북 안동 출신인 그는 고등학교(청구고)를 대구에서 나왔다. 2006~2007년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정무부시장을 지냈고, 서울(노원)에서 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다만 진보 후보가 대구에서 40% 안팎 득표하고, 한국당 후보와의 득표율이 10%포인트 안팎에서 접전을 벌인 건 큰 의미가 있다는 해석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대구에서 40.3%를 받아 권 당선자(55.9%)에게 15.6%포인트 뒤졌다. 임 후보는 “대구에서 변화의 바람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경북지사는 14일 오전 1시 현재 이철우 한국당 후보가 54.9%를 득표했고, 오중기 민주당 후보가 30.9%를 기록했다. 경북지사 역시 지난 6일 발표된 방송 3사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와 오 후보의 격차가 7.6%포이트 차이까지 줄었지만 막상 선거에 들어서자 지지율 격차가 다시 벌어졌다.
김우섭/대구=오경묵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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