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은 15일 자신이 다스의 비자금 조성 현황 등을 수시로 보고받았다는 주장에 "듣도 보도 못한 얘기"라고 반박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검찰 측 서류증거 조사에 대한 의견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김성우 전 다스 대표 등 회사 관계자들은 다스의 경영현황 자료나 비자금 조성 내역 등을 이 전 대통령에게 문서로 보고해 왔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는데 이를 반박한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은 "나한테 보고하는 문서에 대차대조표 등을 붙였다는데, 내가 본 일이 없다"며 "1년에 한두 번 비자금이 얼마라는 등 범법이 될 만한 내용을 보고서에 붙였다는데 듣도 보도 못한 얘기"라고 주장했다.
또 "만약 나한테 실제 보고를 했다면 나도 기업을 경영한 사람인 만큼 '그런 문서를 만들어 들고 다닌다'고 혼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자금' 내역을 공공연하게 작성된 문건 형태로 보고받았겠느냐는 취지다.
김 전 대표 등이 자신이 서울시장 재직 시절 공관에 와서 보고했다고 진술한 데 대해서도 "공관에는 외부 손님이 들어온 적이 없다"고 맞섰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 관계사인 '금강'에 대해서도 "비자금을 만들기 위해 내가 지시해서 만들었다는데, 나는 '금강'이란 회사가 여행사인 줄 알았다"며 관련성을 일축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황병헌 부장판사)에서는 이 전 대통령의 오랜 '재산관리인'으로 알려진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에 대한 결심 공판이 열렸다.
검찰은 이 국장에 대해 "이명박 피고인 등의 불법 행위를 오래 방조했고, 수사 과정에서 비자금 장부를 훼손하기도 했다"며 "여러 사정을 고려해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국장은 울먹이며 "선처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선고는 다음 달 6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이 국장은 2009년∼2013년 다스 자회사 '홍은프레닝'에서 10억8000만원, 2009년 다스 관계사 '금강'에서 8억원을 횡령하고, 홍은프레닝을 통해 이시형 다스 전무가 장악한 관계사 '다온'에 40억원 가량을 무담보·저리로 특혜 대출해 준 배임 혐의를 받는다. 지난 2월 검찰 수사에 대비해 이 전 대통령의 차명 재산 관리 내역 등을 정리한 장부 일부를 파기한 혐의도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