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 기능 축소하고 주거·관광시설 확대… 서울역 북부역세권, 밑그림 바뀐다

입력 2018-06-15 17:42  

서울로~염천교 5만5535㎡
컨벤션센터 규모 대폭 줄이고
호텔·오피스텔·레지던스 조성키로
주거용 건물도 늘려 수익성 확보

교통 요충지·외국인 수요 고려
판매·문화시설도 추가



[ 최진석 기자 ]
서울시와 코레일이 서울로7017~염천교 사이에 놓인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 방안에 대한 밑그림을 다시 그리기로 했다. 당초 계획했던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기능을 대폭 축소하고 주거 및 관광 숙박시설 등을 늘린 복합업무지구로 짓는 것이 핵심이다. 북부역세권 개발은 서울시가 서울역을 유라시아 중추 교통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해 추진 중인 사업이다.

서울시와 코레일은 하반기에 북부역세권 개발 수정안을 확정한 뒤 공사·운영을 맡을 민자사업자 공고에 나설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3월부터 코레일과 함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을 논의하고 있다”며 “수정안을 확정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와 협의 절차를 밟고 있다”고 설명했다.

컨벤션 줄이고 주거·판매·문화시설 늘려

서울역 북부역세권 부지는 서울역 북부 주차장과 염천교 인근에 있는 코레일 소유 건물 부지 등을 합쳐 5만5535㎡에 이른다. 15일 서울시와 코레일에 따르면 원래 계획했던 컨벤션센터 규모는 대폭 축소된다. 서울시는 대신 호텔을 2동 건립하고 오피스와 오피스텔, 레지던스를 1동씩 세우기로 방향을 바꿨다. 주거용 건물을 늘려 민자사업의 수익성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서울역으로 관광객이 몰리는 점을 고려해 판매·문화시설도 추가하기로 했다. 오피스 높이는 최고 40층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서울시와 코레일은 이곳을 ‘제2의 코엑스’로 개발하겠다는 목표로 2014년 총사업비 1조3000억원 규모의 개발 계획안을 확정했다. 서울의 비즈니스와 관광 인프라를 활용해 강북의 마이스 중심지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었다. 2014년 한화컨소시엄이 이 사업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지만 사업비용에 비해 낮은 수익성 등을 이유로 무산됐다.

시 관계자는 “최근 재검토한 결과 경기 고양시 킨텍스와 삼성동 코엑스, 대치동 SETEC 등 서울시 일대 마이스 시설이 규모를 키우고 있어 서울역 마이스센터는 경쟁력이 낮다는 지적을 받았다”며 “서울역은 전국 고속철도(KTX)와 지하철, 인천공항철도, 광역철도(GTX) 등 주요 철도망이 집중돼 있기 때문에 기업들의 비즈니스 미팅과 각종 회의, 세미나, 외국인 관광 등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데크 광장, 에코 브리지 설치

북부역세권 부지에 대한 일반인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시설물도 보강할 계획이다. 코레일은 북부역세권 남쪽을 지나는 서울로7017 주변에 데크 광장을 조성해 복합업무지구와 민자역사 등을 잇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서울로7017이 남대문시장으로 이어져 데크 광장을 통해 명동, 남대문 주변 관광객들이 업무지구로 쉽게 넘어올 수 있게 된다. 철도를 횡단하는 2개의 에코 브리지도 설치할 계획이다.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은 서울역~용산역 철도 지하화와 용산 국제교류업무지구 등을 주요 골자로 한 ‘용산 마스터플랜’과도 맞닿아 있다. 서울시는 두 대규모 사업이 마무리되면 이 일대가 국제 업무 및 한반도 철도교통의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부역세권 개발은 박원순 시장이 추진하는 강남·북 균형 발전의 주요 사업이기도 하다. ‘박원순 3기’가 시작된 만큼 개발 속도가 빨리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시 관계자는 “철도 부분은 용산 마스터플랜과도 얽혀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다른 사업보다 북부역세권 개발을 먼저 할 방침”이라며 “국토부와 협의를 마무리하면 올 하반기에 계획을 발표하고 사업자 선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도 지난해 5월부터 서울역과 용산 일대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용역 결과는 올 하반기에 나올 예정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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