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달동네' 백사마을, 골목길·언덕 살려 재개발

입력 2018-06-17 18:33  

서울시 공모 통해 설계자 선정
2020년 6월 착공…2700가구



[ 최진석 기자 ]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이 현재의 구릉지 지형과 골목길 등 원형을 살리는 형태로 재탄생한다. 이곳에는 재개발을 통해 임대아파트를 합쳐 총 2700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서울시는 최근 국제공모를 진행하고 ‘중계본동 주택재개발정비구역 공동주택’ 설계자를 선정했다. 시 관계자는 17일 “공모 당선작(조감도)과 정비계획 변경·경관심의안을 이르면 이달 말 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해 백사마을 재개발에 속도를 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사업시행자인 SH(서울주택도시공사)는 이달 초 공사비 4100억원 규모의 백사마을 재개발구역 설계자로 솔토지빈건축사사무소를 선정했다. 사업 개요는 사업부지(18만6965㎡) 중 공동주택용지 10만4939㎡에 2000가구 규모의 아파트와 근린생활시설을 건설하는 것이다. 백사마을의 구릉지를 살린 자연스러운 주거단지를 구상했다. 기존 주민이 어우러질 수 있는 커뮤니티 시설도 심사단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조남호 솔토지빈건축사무소장은 “1970년대 주거문화를 보전하고자 지형과 집터, 길을 함께 보존하는 원형 중심의 개발 방안을 제시했다”며 “구릉지를 보다 쉽게 오르내릴 수 있는 수직 엘리베이터와 마을을 순환하는 ‘84둘레길’을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앞서 지난 3월 백사마을 재개발구역의 사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비계획을 변경했다. 정비구역 면적은 기존 18만8900㎡에서 18만6965㎡로 1900㎡ 정도 줄었다. 대신 아파트 건폐율을 30%에서 40%로 확대하고, 최고 층수도 20층에서 25층으로 높였다. 가구 수는 1840가구에서 2000가구로 160가구 늘었다. 공공청사와 사회복지시설 용적률도 180%에서 200%로 완화하고 층수 제한을 3층 이하에서 7층 이하로 변경했다. 2020년 6월 착공, 2023년 6월 준공 목표다.

서울시는 백사마을 전체 부지 가운데 4만1651㎡를 매입해 임대주택을 직접 건설하는 ‘주거지보전사업’을 추진한다. 시는 골목길 계단 등 1960~1970년대 서민들의 주거생활사를 간직한 저층형(1~4층) 임대주택 698가구를 지을 계획이다.

백사마을은 1960~1970년대 도심재개발로 강제 이주된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형성됐다. 2009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돼 사업이 추진되다가 중단됐으나 노원구가 지난해 SH에 사업 참여를 요청하면서 재개됐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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