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방 캐나다·독일과 갈등 빚고
김정은·푸틴 등에게는 잇단 찬사
"美 전통적 외교관계 바뀌고 있다"
[ 김형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오랜 우방과는 거리를 두는 반면 그동안 미국이 멀리했던 ‘지도자’나 ‘독재자’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고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의 외교관계 지형이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악시오스는 미국의 ‘적에서 친구로 바뀐 국가’로 북한, 러시아, 필리핀을 예로 들었다. 반면 ‘친구에서 적이 된 나라’로는 캐나다, 멕시코, 프랑스, 독일, 영국을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북 정상회담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매우 훌륭하고 똑똑하다” “재능이 있다”며 칭찬을 쏟아내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 인권 문제에는 눈을 감은 채 독재자를 치켜세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에 관대하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지난 3월 참모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당선 축하 전화’를 한 데 이어 이달 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선 “G7보다는 G8에서 러시아를 보고 싶다. G8이 G7보다 더 의미 있는 집단”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러시아를 참여시켜 ‘G8 체제’로 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약 용의자를 즉결 처형해 논란이 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을 칭찬하기도 했다.
반면 전통적 우방들과는 갈등을 빚고 있다. 캐나다는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폭탄’의 주요 타깃이 됐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이에 대해 G7 정상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동맹국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정직하지 못하고 나약하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멕시코와는 이민자 문제로 마찰을 빚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멕시코를 가르는 장벽 건설 비용을 멕시코가 대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파리기후변화협정, 이란 핵협정에서 탈퇴했다. 독일에 대해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내는 국방비가 적다며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공격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는 지난해 11월 공개 설전을 벌였다. 영국 극우정당의 반무슬림 동영상을 트럼프 대통령이 리트윗하면서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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