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결전의 날'이 밝았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8일 오후 9시(한국시간) 러시아의 대문호 막심 고리키의 고향인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북유럽의 복병 스웨덴과 16강 진출의 명운이 걸린 한판 대결을 벌인다.
한국이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펼쳐질 대결에서 스웨덴을 잡고 승점 3을 딴다면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이후 8년 만의 원정 16강 진출에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스웨덴에 지거나 비기는 경우에는 일찌감치 조별리그 탈락의 길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가 1차전에서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우승 후보 독일을 1-0으로 꺾으면서 F조 2위 싸움이 혼전 양상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독일이 3전 전승을 올릴 것을 예상하고, 멕시코, 스웨덴과 조 2위 다툼에서 이겨 16강행 티켓을 따겠다는 전략을 세운 신태용호의 조별리그 통과 시나리오가 꼬이게 된 것이다.
멕시코가 조 1위를 차지한다면 한국은 남은 한 장의 16강 진출 티켓을 독일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남은 멕시코, 독일과 2, 3차전에 앞서 스웨덴을 꺾어야 하는 게 신태용호의 지상과제가 된 셈이다. 스웨덴을 꺾더라도 최종 3차전에서 독일에 덜미를 잡힌다면 16강 도전은 좌절된다.
신태용호가 '통쾌한 반란'의 첫 제물로 삼겠다고 선언한 '바이킹군단' 스웨덴은 만만찮은 전력을 자랑한다.
스웨덴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4위로 한국(57위)보다 33계단이 높다. 역대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전적에서도 2승 2무로 한국에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스웨덴은 특히 월드컵 유럽예선에서 네덜란드를 조 3위로 밀어냈다. 여세를 몰아 플레이오프에서도 월드컵 4회 우승에 빛나는 이탈리아를 1승 1무를 일축하고 본선에 합류했다.
북유럽 특유의 높이와 파워를 겸비해 한국으로선 힘겨운 승부가 예상된다.
1년 가까이 호흡을 맞춘 스웨덴의 포백 수비라인은 뚫기가 쉽지 않은 견고한 방패다.
주장인 안드레아스 그란크비스트(크라스노다르)를 중심으로 루드비그 아우구스틴손(브레멘), 빅토르 린델뢰브(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미켈 루스티그(셀틱) 등 평균 키 187㎝의 장신 수비수 네 명이 철벽 수비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공격진에는 유럽예선에서 11골을 합작한 마르쿠스 베리(알아인)와 올라 토이보넨(툴루즈)이 투톱으로 포진해 있다.
이에 맞서는 한국은 '손-황 듀오'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잘츠부르크)이 스웨덴의 골문을 열 공격의 쌍두마차다.
손흥민과 황희찬은 투톱으로 나섰던 지난달 28일 온두라스전과 1일 보스니아전에서 1골 2도움을 합작했다. 손흥민은 온두라스전에서 선제 결승 골을 터뜨렸고, 황희찬은 2경기 연속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스웨덴과 대결에서도 황희찬이 상대 수비수들을 달고 다니며 공간을 열어주면 손흥민이 한 방을 꽂는 환상적인 장면을 기대하고 있다.
스웨덴의 수비수들이 높이와 파워에서 강점을 지닌 반면 스피드에서는 약점을 보이는 만큼 뒷공간을 노린다면 득점 기회가 올 수도 있다.
후반에는 196㎝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전북)이나 스웨덴 리그 경험이 있는 문선민(인천)이 조커로 교체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
좌우 날개로는 막내 이승우(엘라스 베로나)와 이재성(전북)이 유력하다. 이승우가 출전하면 20세 6개월의 나이로 이동국과 고종수, 김주성에 이어 역대 월드컵 데뷔 최연소 4위에 이름을 올린다.
중앙 미드필더 듀오로는 '캡틴' 기성용(스완지시티)과 '프리킥의 달인' 정우영(빗셀 고베)이 호흡을 맞춘다.
골키퍼 장갑은 주전 수문장 김승규(빗셀 고베)가 끼는 가운데 포백 수비라인을 가동한다면 왼쪽부터 박주호(울산)-김영권(광저우)-장현수(FC도쿄)-이용(전북)이 늘어설 것으로 보인다.
장현수를 중심으로 한 수비진이 상대 공격의 핵인 베리-토이보넨의 공세를 얼마나 막아내느냐가 승부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아울러 스웨덴 공격의 시발점인 에밀 포르스베리(라이프치히)도 한국 수비진의 최대 경계 대상으로 꼽힌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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