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스 ETF'에 투자… 하락장서도 돈 버는 개미들

입력 2018-06-18 17:29  

'KODEX 200선물인버스×2'
지난 14일 이후 7.18% 상승



[ 최만수 기자 ] 6월 조정장에서 ‘리버스 상장지수펀드(ETF)’가 관심을 끌고 있다. 리버스 ETF는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을 이용해 지수나 개별 주가와 반대로 수익률이 나오도록 설계한 ‘청개구리 상품’이다. 일부 고수 개인투자자는 이달 초부터 리버스 ETF를 사들여 하락장에서도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18일 KODEX 200선물인버스×2는 145원(2.31%) 오른 6420원에 마감했다. 지난 14일 이후 코스피지수가 3.75%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7.18% 상승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13일까지 이 상품을 36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미국 금리인상, 글로벌 무역전쟁, 신흥국 불안 등의 요인으로 ‘6월 위기설’이 대두되자 미리 리버스 ETF를 사들여 수익을 올렸다. 같은 기간 TIGER 200선물인버스×2(7.33%), KINDEX인버스(3.65%), KODEX인버스(3.45%) 등도 올랐다.

전통적으로 리버스 ETF는 지수가 박스권에 머물러 있을 때 관심을 받는다. 작년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을 뚫고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자 거래량이 뚝 끊겼다가 올 들어 조정 장세가 나타나면서 다시 돈이 들어오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5일까지 리버스 ETF에는 6373억원이 순유입됐다. 올해 수익률도 1.78%로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0.38%)보다 높다.

개별 종목의 하락에 투자하는 공매도에 비해 거래가 간편하다는 점도 개인투자자를 끌어들이는 요인이다. 리버스 ETF는 신용대주를 통해 주식을 빌리는 절차가 필요 없고 주식처럼 HTS(홈 트레이딩 시스템)나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로 쉽게 거래할 수 있다. 개별 종목이 아니라 지수 인덱스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정보의 비대칭성이 적고 위험도가 낮다는 것도 장점이다.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자 최근에는 코스피지수 외에 원유 인덱스, 미국 다우존스지수, 달러선물 등의 역방향에 투자하는 상품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작년 천연가스와 은 선물 인버스 상장지수증권(ETN)을 출시했고 지난 14일에는 ‘신한 인버스 2×금 선물’을 내놨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국내 증시가 꾸준히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어 장기 투자 상품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김남기 삼성자산운용 ETF운용팀장은 “평소 거시경제 흐름을 눈여겨보는 고수 개인투자자들이 주로 리버스 상품을 활용한다”며 “시장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다가 지수에 충격을 줄 만한 이벤트가 예상될 때 단기 수익률을 목표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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