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입 통해 자금 마련키로
"합병 법인 'CJ ENM'
세계적인 플랫폼 만들 것"
[ 송종현/김익환 기자 ] CJ그룹 커머스·미디어 계열사인 CJ오쇼핑과 CJ E&M 합병이 확정됐다. 기존 주주들이 출범 예정 합병법인(회사명 CJ ENM)에 부담이 될 수 있는 수준의 주식 매수를 청구했지만 두 회사는 돈을 빌려 이를 사주기로 했다.
CJ오쇼핑과 CJ E&M은 7월1일로 예정된 양사 간 합병을 앞두고 주주들이 5039억원 규모의 주식 매수를 청구했다고 20일 발표했다. 당초 두 회사는 주주들의 매수청구권 행사 금액 합계가 5000억원을 웃돌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합병계약서에 담았다. 하지만 두 회사는 전날 이사회를 열어 계약을 해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CJ오쇼핑과 CJ E&M은 지난 14일까지 주주들로부터 매수청구권 행사 신청을 받았다. CJ오쇼핑의 주식 매수청구 가격은 22만7398원, CJ E&M은 9만3153원이다. 14일 CJ오쇼핑과 CJ E&M 종가는 각각 21만4000원과 8만5900원으로 주식 매수청구 가격보다 5.89%, 7.76% 낮았다. 이에 따라 적지 않은 주주들이 시세차익을 올리기 위해 매수청구권을 행사했다. 국내 증시 최대 ‘큰손’인 국민연금도 매수청구권을 행사했다.
CJ E&M은 주식 매수청구권 행사에 따른 주식 매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2900억원을 차입하기로 전날 결정했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CJ오쇼핑과 CJ E&M의 부채총계는 각각 1조3296억원과 1조4720억원이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CJ오쇼핑은 1만7100원(7.83%) 상승한 23만5600원에 장을 마쳤다. CJ E&M은 6800원(7.73%) 오른 9만4800원에 마감했다. CJ오쇼핑은 지난 1월17일(상승률 8.93%) 이후 5개월, CJ E&M은 작년 1월19일(10.80%) 이후 1년5개월 만의 최고 상승률이다. 기관투자가는 CJ E&M을 코스닥시장에서 가장 많은 251억원어치 순매수한 반면 CJ오쇼핑은 13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CJ오쇼핑과 CJ E&M을 각각 14억원, 59억원어치 샀다.
두 회사는 합병 첫해인 올해 매출(CJ E&M) 및 취급고(CJ오쇼핑) 목표를 총 6조5000억원으로 잡았다. 이는 지난해 (3조7438억원)보다 73.6% 많은 수준이다. 중장기 목표로는 3년 뒤인 2021년에 총 11조4000억원의 매출 및 취급고를 올리는 것을 제시했다.
목표 달성을 위해 △프리미엄 IP(지식재산권을 보유한 원천 콘텐츠) 경쟁력 강화 △디지털 콘텐츠 스튜디오 사업 확대 △독창적 콘텐츠에 기반한 유통 플랫폼 구축이란 전략을 세웠다. 허민회 CJ오쇼핑 대표는 “CJ오쇼핑의 상품기획 역량과 CJ E&M의 개발 역량을 합쳐 CJ ENM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플랫폼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노현주 흥국증권 연구원은 “CJ오쇼핑과 CJ E&M은 1분기에 ‘코미디 빅리그’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시너지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은 10.4배로 중장기 평균인 11.5배보다 낮아 상승 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송종현/김익환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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