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년생 절친' 대거 출격
"자주 못만나도 서로 응원
경쟁자 아닌 가족 같아요"
[ 이관우 기자 ] 1977년생 박세리(41)는 1980년대 후반 골프채를 처음 잡은 ‘세리 키즈’의 대모다. 1987년생 최나연(31)을 비롯해 올해 만 서른인 1988년생 박인비, 신지애, 이보미, 김하늘 등 세계 여자골프를 주름잡는 ‘그린 퀸’을 줄줄이 배출했다. 이들은 다시 1990년대 후반에 태어난 ‘인비 키즈’들에게 동기 부여가 됐다. 세계 표준 ‘K골프’의 계보가 대략 11~13년 주기로 이어진 셈이다.
1990년대생 인비 키즈 중에는 1995년생인 ‘95그룹’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21일 경기 안산시 아일랜드CC에서 개막한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18에서도 20명의 95그룹 멤버가 출전했다. 동갑내기 그룹 중 가장 많은 숫자다. 투어 출전권이 있는 22명의 1995년생 중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김효주, 고진영을 빼고는 모두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95그룹은 실력파가 즐비하다. 고진영 백규정 김민선5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전국 대회를 휩쓸어 ‘95 트로이카’ 국가대표로 이름을 날렸다. 1995년생들이 프로 입문 후 합작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7승 중 절반이 넘는 16승을 이들이 쓸어 담았다.
아직 우승이 없는 16명 중 김아림, 김보아, 최은우 등은 올 시즌 상위권에 이름을 자주 올리며 챔피언 자리를 넘보고 있다. 김아림은 올 시즌 12개 대회에 출전해 준우승 두 번을 포함해 다섯 번이나 ‘톱5’에 이름을 올렸다.
동기애도 끈끈하다. 연습라운드 때면 늘 한 조로 신청서를 제출하고, 드라이빙 레인지를 함께 가는 등 붙어 다니는 경우가 많다. 김민선5와 백규정은 지난 20일 연습라운드도 함께하며 코스 전략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김민선5는 “국가대표 시절 등 워낙 오랜 시간을 같이한 친구들이라 경쟁자라기보다는 가족 같은 느낌이 든다”며 “바빠서 자주 모이진 못하지만 우승 같은 좋은 일이 있을 때는 꼭 연락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아일랜드CC=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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