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받은 트럼프, 이번엔 EU와 관세 전면전

입력 2018-06-24 19:27  

표 밭 겨냥한 보복에 발끈
"모든 자동차 20% 관세"
한국·일본차도 치명상 우려



[ 김현석 기자 ] 미국 정부의 수입 자동차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가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미국의 철강 관세 부과에 맞서 유럽연합(EU)이 미국산 철강과 버번 위스키, 청바지 등에 보복관세를 매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산 자동차에 20% 관세 부과를 경고했다. 중국과 최악의 통상전쟁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가 EU를 향해서도 정면으로 칼을 겨눈 것이다. 수입차 고율 관세가 도입되면 유럽산뿐만 아니라 일본·한국산 자동차도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트위터를 통해 “EU가 오랫동안 미국에 부과해온 관세와 (무역)장벽이 곧 제거되지 않는다면 그들의 모든 자동차에 2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동차를 여기에서 제조하라!”며 미국 내 생산을 압박했다.

EU는 즉각 보복할 것이라는 방침을 내놨다. 이위르키 카타이넨 EU집행위 부위원장은 “만약 미국이 자동차 관세를 인상한다면 우리도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오는 28~2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도 미국의 보호주의 통상 정책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앞서 이뤄진 미국의 유럽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에 맞서 EU가 이날 관세 보복 조치를 시행한 데 따른 것이다. EU는 철강뿐만 아니라 버번 위스키, 청바지, 오토바이, 오렌지주스 등 28억유로(약 3조6000억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매기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상무부에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수입차에 추가 관세를 매기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국가안보를 저해한다고 판단되면 최고 25% 관세를 때리라는 지시였다. 미국의 수입차 관세는 현재 승용차 등 일반 차량은 2.5%, 트럭은 25%다.

미국에선 지난해 1710만 대의 차가 팔렸다. 이 중 4분의 3이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등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국가에서 생산됐고 400만 대가량은 해외에서 수입됐다. 수입차는 일본산이 170만 대로 가장 많고, 한국산이 82만 대, 독일산이 50만 대 수준이다. 다만 독일 차는 고가여서 수입액 비중이 더 높다. 전체 차량의 3분의 1을 북미지역에서 파는 폭스바겐 계열인 포르쉐는 “북미지역에 생산기지가 없어 상황이 심각하다”고 밝혔다.

한국 자동차업계에도 영향이 우려된다. 현대·기아자동차는 미국 판매 물량의 50%가량을 한국에서 수출하고 있다. 한·미 FTA에 따라 관세가 면제되고 있지만, 미국이 철강처럼 쿼터제 등을 요구할 수도 있다.

미국의 통상전쟁 대상이 중국을 넘어 EU로 확대되면서 월스트리트에선 세계 경제뿐만 아니라 미국 경기 흐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보고서에서 “무역전쟁이 본격화되면 미국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릴 것”이라며 “공급망 교란과 기업 및 소비자 신뢰 저하, 국제무역 충격이 침체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메릴린치는 통상전쟁이 본격화하면 첫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0.3~0.4%포인트 떨어지고 2년차엔 0.5~0.6%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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