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회의가 끝난 후…"국제유가 단기 상승·중장기 안정 전망"

입력 2018-06-25 14:17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24개 산유국이 증산에 합의한 가운데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 국제 유가의 추가 상승을 점치고 있다. 산유국이 다음달부터 원유 생산량을 하루 100만 배럴 늘리기로 합의했지만 당초 시장 예상보다 규모가 작고 경제가 악화된 베네수엘라 등의 공급 차질 우려가 유가를 끌어올릴 것이란 분석이다.

14개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10개 비(非)OPEC 산유국으로 구성된 이른바 ‘OPEC플러스'는 지난 22일 OPEC 총회에서 7월부로 하루 100만배럴을 증산하기로 결정했다.

심혜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감산 참여국은 현재 100%를 상회하고 있는 감산 이행률을 7월부터 100% 수준으로 낮추기로 합의했다"며 "감산이행점검위원회가 현재 대비 하루 100만 배럴 증산을 권고한 것에 미뤄 이번 회의 이후 실질 증산량은 하루 60만 배럴 미만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국제 유가가 우상향 흐름을 나타내 국제유가의 벤치마크가 되는 WTI가 배럴당 70달러를 다시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달 22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4.6%(3.04달러) 상승한 68.58달러에 거래를 마친 바 있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OPEC회의 결과로 단기적으로 유가가 상승 압력에 노출된 것이 사실"이라며 "WTI는 배럴당 70달러를 다시 한번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심 연구원은 "연내 베네수엘라와 미국 경제제재 압력을 받고 있는 이란발(發) 공급 차질이 추가적으로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아 하반기 유가가 상반기 대비 높은 수준에서 형성될 것"이라며 "유가 전망치 상단을 WTI 기준 배럴당 78달러로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국제유가는 안정세를 나타낼 수 있을 것이란 관측에 전문가들은 무게를 두고 있다. 공급 차질이 현실화되면서 단기적으로 유가가 상승하더라도 산유국의 추가적인 증산이 나타나며 유가의 상단은 제한될 것으로 분석했다.

임재균 KB투자증권 연구원은 "WTI는 배럴당 65달러에서 하방을 확인했고, 연말까지 75달러까지 완만히 상승할 것"이라면서도 "올 하반기 WTI가 배럴당 65~75달러에서 움직이면서 향후 국제 유가의 변동성은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이후 미국의 대(對)이란 1차 제재와 허리케인 시즌 도래로 하반기 유가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면서도 "9월 말 공동장관점검위원회(JMMC)를 통해 추가적인 조정이 계획돼 있다는 점에서 OPEC플러스의 수급 안정화 조치는 향후에도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회의가 수급의 균형을 회복한 국제 원유시장에 추가적으로 원유 공급 여유를 확보해줄 것이란 전망이다.

심 연구원은 "모호한 결과로 불확실성은 남아 있으나, 가격 안정을 위한 산유국의 협력적 기조가 재확인된 점은 긍정적"이라며 "산유국은 성명서에서 보다 광범위하고 영구적인 수급 관리의 프레임워크를 제도화할 것을 확인했고, 시장 이벤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유가 안정성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것을 천명한 만큼 이는 중장기 국제유가 안정으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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