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재혁 기자 ] 이해영 감독의 범죄영화 ‘독전’(사진)이 올 들어 개봉한 한국영화 중 처음으로 500만 명을 넘어섰다.
배급사 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는 지난달 22일 개봉한 ‘독전’이 26일 500만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독전’은 이선생으로 불리는 마약왕을 잡기 위해 조직의 하수인 류준열과 손잡은 형사 조진웅의 수사극이다. ‘어벤져스3’ ‘쥬라기월드2’ 등 할리우드 영화의 공세 속에도 이 영화가 장기 흥행을 이어가는 비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누리꾼들은 “캐릭터들은 놀랍고, 배우들의 연기는 미쳤다”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다”고 입을 모은다.
이 영화는 ‘개성적인 캐릭터 열전’이라는 칭찬을 받는다. 화려한 캐스팅은 물론 배우와 캐릭터의 싱크로율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류준열은 하수인답지 않게 절제되고 서늘한 연기로 기둥 줄거리를 이끌어가다 반전의 주인공이 된다. ‘조진웅의 영화’로 시작해 ‘류준열의 영화’가 됐다.
고(故) 김주혁이 해낸 마약 조직 두목 역은 광기어린 카리스마로 주변인물을 공포로 몰아간다. 그의 애인 역을 맡은 진서연은 진짜 마약을 한 것처럼 종잡을 수 없는 인물로, 마약 조직의 광기를 강화했다. 자칭 신(神)이라는 차승원, 그의 개 노릇으로 변신한 박해준, 이선생을 배반한 중간보스 김성령 등도 ‘신스틸러’로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밀정’의 김지운 감독은 “배우들의 앙상블은 풀을 붙여 놓은 듯 착 달라붙어 어디 하나 버릴 수가 없다”고 했다.
시종 긴장을 놓을 수 없도록 탄탄하게 짜인 스토리도 흥행에 한몫했다. 조진웅이 이선생의 몸통으로 한 걸음씩 다가서는 동안 관객들도 그와 함께 두려움과 공포를 겪는다. 주인공에게 동화될 수 있도록 이야기가 밀도 있게 쓰여졌고, 극 중 공간의 미술, 촬영, 조명, 의상 등 디테일이 따라줬다. 사소한 단서에 따라 수사진의 계획이 달라지고, 그것으로 긴장감은 배가된다. 영화 ‘더 테이블’의 김종관 감독은 “스토리텔링의 영리함이 돋보이는 웰메이드 누아르”라고 찬사를 보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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