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현/양병훈/임유 기자 ] 카카오의 인공지능(AI)사업을 총괄하는 카카오브레인의 인치원 부사장(CSO·사진)이 눈물을 흘렸다. 지난해 ‘AI로 세상을 바꾸겠다’며 AI사업을 전담하는 회사를 세운 뒤 1년간 힘들었던 과정을 회상하면서다.
인 부사장은 27일 서울 반포동 쉐라톤팔래스강남호텔에서 열린 한경바이오헬스포럼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외국으로 나가려던 AI 연구자 40명을 붙들어 국내 최고 수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가동하고 있지만 미국 중국 에스토니아 경쟁 기업의 100분의 1 수준”이라며 “5~6년 뒤 국내 AI회사들이 남아 있을지조차 모르겠다”고 했다. GPU는 인공지능이 이미지를 인식하는 데 필요한 장치다.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의료 및 제약분야 AI사업에 뛰어든 국내 기업들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인 부사장은 “의료 데이터 활용 제약 등 각종 규제는 물론 인공지능 시스템 구동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찮다”며 “벤처기업은 우리보다 더 힘들어 한다”고 했다.
토론자들은 규제 개혁을 위한 정부 노력이 미흡하고 AI 전문인력과 의료분야 빅데이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김경남 셀바스AI 대표는 “해외에서 먼저 사업을 해야 할 정도로 국내는 의료 행위와 헬스케어의 경계가 모호하고 규제가 많다”며 “정부가 좀 더 유연하게 생각해달라”고 주문했다. 인 부사장은 “가이드라인이 산업 발달 속도를 못 따라가는 데다 규제가 너무 구체적으로 기술돼 있다”며 “하나의 사업을 하는 데 100가지를 준비하지 않으면 할 수 없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이지현/양병훈/임유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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