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적합도 1위' 김부겸
일반 여론조사 지지율 앞서지만
'키' 쥔 당원 지지 여부는 불확실
親文그룹과 전략 제휴 관심
'친노·친문 좌장' 이해찬
출마땐 親文후보 '교통정리' 예상
일각서 "올드한 이미지…도움안돼"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짝짓기'
재선·3선급 대거 최고위원 도전
당대표 후보와 합종연횡 불보듯
[ 김형호 기자 ]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가 조기에 달아오르고 있다. 2020년 4월의 21대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는 데다 2년간 임기 중에 전국 단위 선거가 없어 지도부 책임론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이점에 출마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는 8월25일 전당대회에 앞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출마 여부, 민주당 내 친문재인 그룹 간 교통정리, 당대표와 최고위원 출마자들의 합종연횡 등이 핵심 3대 관전포인트가 되고 있다.
◆김부겸 장관 출마하나
김 장관은 지난 18일 한국사회연구소의 민주당 차기 당대표 적합도에서 16.7%로 1위에 오르는 등 전당대회를 앞두고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정면승부를 벌인 노력과 안정적인 장관 수행 등을 평가받고 최근 ‘KTX 갑질 승객 호통’이 화제가 되면서 호감도가 크게 뛰었다. 김 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당대표 출마가 정치경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왜 모르겠느냐”면서도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하지만 김 장관 측의 고민은 따로 있다는 게 여권 내 공통된 분석이다. 일반 여론조사와 다른 당대표 선출 방식이다. 당대표는 전국 대의원과 권리당원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지난 전당대회 때는 권리당원·대의원 비율이 85%인 반면 일반 여론조사는 15%에 그쳤다. 민주당에서 권리당원과 대의원이 가장 많은 지역은 수도권이며 다음으로 호남, 충청, 경남 순이다. 김 장관의 정치적 기반인 대구·경북은 그동안 민주당의 불모지인 탓에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상대적으로 적다.
김진표 송영길 이종걸 의원 등 당대표에 도전하는 후보들이 지방선거 기간 전국을 돌면서 대의원 당원 표심 잡기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현직 장관 신분이어서 전국 대의원 및 권리당원과 접촉할 시간을 갖지 못한 김 장관이 여론조사만 믿고 당권에 도전하기에는 위험부담이 크다는 게 정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여권 관계자는 “대중성과 개혁성을 두루 갖춘 후보지만 장관을 그만두고 당 대표에 도전하기에는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며 “친문 그룹과의 전략적 제휴 등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대책이 있느냐가 출마 여부를 가름할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
◆이해찬 의원 등 친문 교통정리
민주당 내 친문 그룹의 좌장격인 이해찬 의원의 출마도 관심이다. 당내 최다선(7선)인 이 의원은 출마 여부와 관련해 ‘고민 중’이라는 원론적 입장만을 밝히고 있다. 당내 일각에선 “문재인 정부 2기의 안정적 운영을 뒷받침하고 내각의 ‘군기’를 잡기 위해서는 이 의원이 출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친문계 의원 중에는 이 의원 출마에 부정적인 의견도 적지 않다. 한 친문계 의원은 “쇄신을 통한 2020년 총선 승리라는 목표 측면에서 이 의원은 다소 ‘올드’한 이미지가 아니냐”며 “나서지 않는 게 당과 대통령에게 도움이 된다는 목소리도 많다”고 전했다. 이 의원의 출마 여부가 전해철 의원 등 친문 핵심 인사들과의 교통정리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출마 후보자들의 수싸움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해서 뽑는 선거 방식 때문이다. 1부 리그격인 당 대표 경선은 ‘전부냐 제로냐(all or nothing)’ 싸움이다. 1위는 당 대표를 거머쥐지만 2위부터는 모두 탈락이다. 반면 2부 리그인 최고위원 경선을 택하면 5위까지는 지도부에 입성할 수 있다. 지난 25일 당 대표 출마의사를 밝힌 박범계 의원을 비롯 재·삼선급 경선 후보 상당수가 2부리그인 최고위원 경선에 도전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 경선이 분리되면서 양측 간 합종연횡도 관전포인트다. 특정 그룹이 당 대표와 최고위원에 각각 출마한 뒤 서로 지원해주는 ‘품앗이’ 표 몰아주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눈치싸움이 끝나고 대진표가 완성되면 당 대표 리그와 최고위원 리그 간 본격적인 짝짓기 움직임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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