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는 고민할 가치가 없다고 느껴지는 소수의 사연이 사실은 내 가족이나 친구가 겪고 있는 현실 일지 모른다. 다양한 일상 속 천태만상을 통해 우리 이웃들의 오늘을 들여다보자.
결혼 4년 차 30대 주부 A씨는 최근 남편의 거짓말에 '뒷목'을 잡았다.
남편은 연애 시절부터 '유흥'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오빠~ 불건전한 업소 가 본 적 있어?"라고 물으면 "아니, 절대로 없어. 그런 곳 가는 남자 생각보다 없어"라고 손사래를 쳤다.
어제도 남편은 거래처 사람과 술을 먹는다며 연락을 했다.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어 영업상 술자리가 잦았기에 당연히 이해했다.
음식점에 도착했다던 남편이 몇 시간 째 연락이 닿지 않았다. A씨는 답답한 마음에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남편의 통장이나 카드 내역은 A씨에게 문자로 오고 있었는데 12시경 현금 100만 원이 인출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고라도 났나 싶어 남편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남편은 평소 술만 마시면 나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잠이 들곤 했기 때문이다. 몇 번의 전화 끝에 남편이 전화를 받았다. 하지만 아무 말이 없이 시끄러운 음악 소리만 들렸다.
전화에선 어떤 남성의 노랫소리가 들렸고 "오빠 일어나. 오빠 안 일어나?"라고 채근하는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어 그 여성은 "오빠 그쪽 아니야 오빠 옷을 좀…"이라며 "싫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시끄러운 노랫소리 때문에 정확히 확인할 수는 없었다.
A씨는 도무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 상황에 어이가 없었다.
새벽 3시, 남편이 집에 들어왔다. A씨는 전화 녹음을 들려주며 추궁을 했지만 남편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노래방에서 술에 취해 잠만 잤다"고 해명했다.
거래처 사람과 4명이서 노래방을 갔다면서 현금 100만 원을 인출한 것에 대해서는 "100만 원은 거래처 사람에게 줬다. 한 번만 용서해달라"고 했다.
A씨는 하루종일 전화기 속 여성의 목소리가 환청처럼 들렸다.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 어떻게 대처하는지 네티즌들에게 물었다.
A씨는 "정말 연애 때부터 믿었는데, 내 남편이 이럴 줄은 몰랐다"며 "남자란 존재는 다 이런 건가?"라고 실망감을 털어놨다.
네티즌들은 "기분 많이 상했을 것 같다. 내 일이라 생각하면 혈압이 거꾸로 오른다", "어쩌면 이번에 재수 없게 걸린 걸 수도 있다", "성매매는 아니었길 바란다", "노래방 도우미를 부른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부부 사이 신뢰가 깨졌다는 점이 안타깝다"면서 "잘못을 뉘우치고 고치는 사람이 있다. 앞으로 회식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 지켜보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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