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이기심과 탐욕으로 가득 채워진 인간은 자기 밥그릇 싸움을 하며 배를 불리는데, 여기 고양이 밥그릇은 어떤가요? 까치, 콩새, 빗방울, 햇살, 개미 같은 작고 사소한 목숨들이 와서 조금씩 나눠 먹고 배를 불리고 갑니다. 정작 밥그릇 주인인 고양이는 배불리 먹지도 못했는데요. 시인은 이 밥그릇에 모인 작은 공동체를 식구라고 불러주니, 정겹기도 하고 슬쩍 입가에 미소가 번지기도 합니다. 내 밥그릇을 비우면 뭇 생명들이 더불어 함께 살아갈 수 있으니, 이 또한 따뜻한 사람의 일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김민율 < 시인 (2015 한경 신춘문예 당선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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