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태의 발단은 정진호 서울대 약학과 교수가 발표한 연구결과다. 정 교수는 최근 세계적 독성학 학술지인 ‘푸드 앤드 케미컬 톡시콜로지’ 온라인판을 통해 Rg3의 부작용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인삼의 임상적 부작용 사례가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된 적은 있지만 그 원인에 대한 과학적 연구결과를 내놓은 건 정 교수가 처음이다.
정 교수는 지난 4일 전화 인터뷰에서 두통, 수면·위장 장애 등 인삼의 부작용과 관련 “인삼의 주요 성분인 Rg3가 체내에서 세포 독성을 일으켜 발생한 증상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정 교수는 실험에서 Rg3 배양액에 쥐의 평활근(내장의 벽을 구성하는 근육) 세포를 배양해 독성을 확인했다. 그러자 Rg3 농도가 10마이크로몰(μM) 이상인 배양액에서 심장 평활근이 죽었다. 그보다 농도가 낮은 1μM에서도 평활근의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정 교수는 “항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Rg3에는 상당히 강한 세포 독성이 있다”며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죽이지 않고 정상 세포도 함께 파괴한다”고 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인삼을 홍삼으로 가공한 경우 Rg3 함량이 더 늘어난다”고 덧붙였다. 홍삼은 이러한 부작용이 있을 가능성이 인삼보다 더 클 수 있다는 얘기다. 정 교수는 “이처럼 강한 세포 독성 때문에 Rg3는 단기간에 많은 양을 섭취하거나 장기간에 걸쳐 섭취하는 걸 권장하지 않는다”고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비현실적인 연구결과라고 반박한다. 오세관 이화여대 의대 교수(고려인삼학회장)는 “Rg3가 부작용을 일으키려면 이 물질이 직접 혈관 속으로 녹아들어야한다”며 “인삼 엑기스 500g 이상을 한꺼번에 먹어야 가능하다”고 했다. 시중에 판매되는 인삼 엑기스 제품의 섭취 권장량은 하루 3g 안팎이다. 홍삼도 비슷하다. 섭취 권장량을 기준으로 하면 인삼 엑기스 166일분을 한꺼번에 먹어야 Rg3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의미다.
오 교수는 “인삼 엑기스를 체내에 장기 투여한 실험에서 독성을 발견했다면 의미가 있겠지만 이번 실험은 세포를 추출해 Rg3와 인위적으로 접촉시켰기 때문에 상황이 전혀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Rg3는 인삼에 있는 수많은 성분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며 “캡사이신에 독성이 있다고 해서 김치에 독성이 있다고 말할 수는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정 교수도 인삼 엑기스 소량 섭취시 부작용 여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단기간에 소량을 먹는 것에 대해서는 부작용 여부를 단언하기 어렵고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 “인삼 엑기스가 아닌 Rg3만으로 이뤄진 실험이어서 실제와 비슷한 환경에서 더 정밀하게 추가 연구를 해야 하는 건 맞다”고 덧붙였다.
다만 인삼 엑기스 500g 이상을 한꺼번에 먹어야 혈관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논리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 논리대로라면 Rg3가 좋은 효과를 낸다는 지금까지의 주장도 틀렸다는 것”이라며 “아무리 인위적 환경이지만 이 정도 독성을 보이는 건 좋은 게 아니다”고 했다.
인삼을 활용한 화장품이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은 없을까. 정 교수는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피부 세포를 투과해 몸 안쪽으로 들어가려면 해당 침투 물질의 성분이 지용성이어야하는데 Rg3는 지용성이 아니다”며 “피부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피부 안쪽이 아닌 표피세포에 Rg3가 작용해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해서도 “피부는 여러 겹의 세포로 돼 있고 주기적으로 세포가 교체된다”며 “표피 탈락이 계속 일어나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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